외국인투자 제안 '원가매매'
착공기간 초과에 연장 불구
투자계획·자금조달 못내놔
인접한 숙박부지도 '무소식'

호텔을 건립하겠다며 고양시와 경기도시공사로부터 킨텍스 주변 숙박시설 부지를 헐값에 매입한 사업자들이 착공을 차일피일 지연해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할 행정기관들은 그동안 대책 없이 사업자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해당 부지가 자칫하다간 '부동산 장사'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10일 시와 공사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4년 12월 부동산개발회사인 D사에 킨텍스지원 활성화시설 내 S2 부지 11만여㎡를 153억원에 매각했다.

킨텍스 제1전시장과 맞닿은 이 곳은 매각 당시 공시지가가 3.3㎡당 960만여원에 달했음에도 시는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을 받아 호텔을 건립하겠다'는 D사의 제안을 수용, 조성원가인 3.3㎡당 429만여원에 땅을 넘겼다. 그러면서 계약서상 호텔 착공 의무기간은 2015년 12월까지로 명시했다.

이후 D사는 착공기일을 지키지 못했고, 시는 올해 1월 슬그머니 기한을 2017년 3월까지 연장해 줬다. 하지만 D사는 현재까지 어떠한 외국인 투자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호텔건립에 적극적인 사업자가 나타나 D사로부터 부지를 매입할 경우 킨텍스 숙박문제 해결이라는 근본적인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에 제재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 이어서 투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킨텍스와 인접한 경기도 한류월드사업구역 내 숙박시설 부지들도 착공이 한정 없이 미뤄지고 있다.

공사는 2013년 1월 A3부지 1만458㎡를 H사에 135억원, 2015년 4월 A7-1부지 1만157㎡를 W사에 127억원에 매각했다.

이들 부지 또한 조성원가로 매각됐으나 두 회사 모두 지난해 9월과 12월까지 착공하기로 한 약속을 어긴 채 사업자금조차 아직 조달하지 못하고 있다.

한류월드 한 사업자는 특히 대행사를 통해 아파트 등 분양 성격으로의 용도변경을 비공식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애초 호텔건립 의지가 없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킨텍스 한 직원은 "국내 최대 국제전시장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만성적인 숙박시설 부족에 시달려왔는데 행정기관에서 가시적인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D사가 연장 기한까지도 착공하지 않을 시에 계약 해지 및 부지매각 재공고를 검토 중이다"라고 했고, 공사 측은 "한류월드사업구역 개발이 한동안 부진해서 호텔 사업자들이 투자에 주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호텔 이외의 용도변경은 절대 없다"고 해명했다.

고양/김재영·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