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관계였던 유명 칼럼니스트를 데이트폭력 가해자로 지목해 인터넷에 비난 글을 올린 여성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단독 위수현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를 미뤘다가 2년 뒤 '없었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A씨는 지난해 6월 19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연인관계였던 진보성향의 논객 B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올려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2010년 이후에는 때린 적이 없다"는 취지의 반박 글을 올렸지만, A씨가 사실과 다르다는 재반박 글을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었다.

법원은 A씨가 사실을 적시해 B씨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전과가 없고 범행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는 점을 들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는 "데이트 폭력 문제점을 지적하는 공익 목적의 글"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해자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지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