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지상과 유사환경' 조성·AWS外 시설물 제한
도·기상청, 이전 부지 확보·예산 편성 공동 대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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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성으로 변화하는 국내 기후에 따라 기온재해 등에 대비한 도심 맞춤형 기온 관측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는 제안이 제시됐다. 경기도가 부지확보 등을 이유로 옥상에 설치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의 온도측정 장치를 우선 지상으로 옮겨 임시로 활용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지점으로 장비 자체를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공유지·국유지·공원·하수 처리장 등을 활용한다면 넓은 부지가 아니더라도 기온을 측정하는 장비를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강수량이나 풍향·풍속 등의 방재목적 측정에는 무리가 없는 AWS 장비를 지상으로 옮기는 것은 예산과 부지확보 등의 문제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한 대안책이다. 이후 옥상 등 AWS에 대한 설치 장소를 제한하고, 반경 10㎞ 내 1대만 설치할 수 있는 관련법을 개정해 지역·지점별 정확한 기온측정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또 현행 기상관측시설의 등급 평가 및 배점에 포함되지 않은 에어컨 실외기 및 환풍기 등의 열원 요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AWS가 설치된 옥상에는 다른 시설물 설치를 의무적으로 제한하는 법제화도 시급하다. 환풍기 제거로 정상적인 기온이 측정되고 있는 하남 춘궁지점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관련법 개정과 기온관측 장비의 이전, 재설치 등에 따른 관측 공백을 줄이려면 한시적으로는 AWS가 설치된 옥상을 최대한 지상과 유사하게 조성해 정상적인 기온이 관측되는 환경을 만들 필요성도 있다고 제안했다.

홍성길 전 기상연구소장(현 국립기상과학원)은 "현행 기준은 옥상이라도 지상과 같은 환경을 구현할 공간을 확보하자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며 "AWS가 설치된 공간이라도 자연 잔디를 조성하고 온도계(차광통)를 옥상 지면으로부터 1.5m 이상 높게 설치하면 콘크리트 바닥의 복사열에 따른 영향을 일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는 도와 기상청 등 관계기관이 모두 협력해 AWS를 단계적으로 지상으로 이전·설치하는 등 관측장비의 설치, 활용에 대한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현재(새누리당·하남)의원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 또는 가축 폐사 등 인적·물적 피해가 늘어나는 만큼 기온재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도와 기상청이 AWS 이전부지 확보 및 예산편성 등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성·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