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0회 이상 공연하며 전통음악의 발전적 계승을 위해 힘써 온 경기도립국악단은 이번 공연에서 7인의 작곡가에게 의뢰한 위촉 초연곡으로 관객과 만난다. 이는 국악단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사업인 '치세지음(治世知音)'프로젝트의 서막을 여는 공연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
치세지음은 음계와 조성의 변화가 어려운 국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악보를 정리하는 프로젝트다. 국악단은 최상화 감독의 지휘 아래 지난 1월부터 1천 페이지에 달하는 연습교본을 직접 제작, 연습해 왔다. 최상화 감독은 "성년으로서, 국악이라 불리는 특수한 음악이 아닌 음악을 하는 보편적인 악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완성한 '천년의 소리, 일곱 빛깔로 피우다'는 가야금, 거문고, 대금·소금, 피리, 해금, 아쟁과 성악·사물 등 7개의 전혀 다른 음악으로 구성된다. 창작 국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7인의 작곡가 계성원, 김대성, 김만석, 김성국, 박위철, 이경섭, 최용석이 참여했다.
계성원은 경기도당굿 장단을 현대적으로 변주 25현 가야금 합주곡 '줄굿'으로 굿판에서 잔치를 벌이는듯 흥겨운 음악을 선보인다. 거문고와 타악을 위한 '개굴개굴'을 작곡한 김대성 작곡가는 순수 관현악곡, 기악곡뿐만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무용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곡은 1991년 원산도 선촌마을에서 민요를 채집할 때 들은 개구리 울음 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최용석 작곡가는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창작 판소리로 판소리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소리꾼이자 작곡가이다. 성악과 사물놀이가 함께 할 이야기소리 '검정개미 탄생설화'에서는 검정개미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을 민요, 합창, 도창, 아니리 등으로 풀어낸다.
최상화 예술감독은 "우리는 천년을 지속해 온 전통음악의 힘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傳統)을 '전'하기만 하고 '통'할 줄 몰랐다"며 "이번 공연은 전통악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해 연주한 음악회가 될 것이며, 현시대와 통(通)할 수 있도록 연주법 개발, 악기개량, 레퍼토리 확장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경기도립국악단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 <천년의 소리, 일곱 빛깔로 피우다> 8월 27일 오후 4시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 티켓 R석 2만원 S석 1만원. 문의(031)289-64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