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확 달라졌다. 2008년 베이징대회는 한국이 7위(금 13), 일본이 8위(금 9)였고 2012년 런던대회에선 한국이 5위(금 13), 일본이 11위(금 7)였다. 그랬는데 이번 리우에선 일본이 8위의 한국(금 9개)에 6위(금 12)로 앞섰다. 한국 덕이다. 일본은 2012년 런던대회 후 한국과 성적을 비교, 창피하고 참담했고 그래서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스포츠 장려책을 서둘렀다. 특히 이번 남자 400m 릴레이 경주에서 미국을 제치고 자메이카에 이어 은메달을 따자 일본 열도는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100m를 9초대에 뛰는 3인(和製Bolt→일본제 우사인 볼트) 등이 일을 해냈고 이름도 웃기는 '밥 무덤(飯塚), 오동나무 출생(桐生), 나는 새(飛鳥)' 등이었지만 400m 릴레이 은메달엔 주력(走力) 말고도 비결이 있었다. 바통 패스다. 손바닥을 밑으로 향한 채 바통을 받는 언더패스가 시간 단축의 비결이었다.
강대국답게 6위로 제자리에 오른 일본 말고 또 다른 약진국은 영국이다. 지난 런던대회서 중국에 이어 3위였던 영국이 이번엔 중국(금 26)을 앞질러 2위(금 27)로 뛰어올랐다. 이제 중국이 분발할 차례지만 곱빼기로 대오각성을 할 나라는 인구 13억의 인도다. 올림픽에선 존재 흔적도 없기 때문이다. 땅 넓이 5위, 2억 인구의 주최국 브라질은 어떤가. 올림픽사상 최초의 축구 우승을 비롯한 14위(금 6)가 고작이다. 서투른 대회 운영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지난 4일 일본과 나이지리아 축구 경기에선 나이지리아 국가(國歌)가 아닌 니제르 국가가 울려 퍼지는 실수를 저질렀고 12일 밤엔 수영 여자 50m 자유형 준결승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수영장이 아닌 14㎞ 떨어진 육상경기장으로 갔다. 중국 국기(五星旗)도 4개의 작은 별이 잘못 그려져 사단이 났고 녹색 수영장도 문제였다.
그래도 올림픽은 올림픽이고 볼거리는 볼거리다. 중계시청률은 저조했다지만 대한민국! 역시 잘했다. 그런데 영국 의학지(誌) 란세트(Lancet)가 18일 김 빼는 전망을 했다. 2085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도시는 키르기스(Kirgiz)의 수도 비슈케크(Bishkek)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정도라는 거다. 지구 온난화 탓이라지만 글쎄다.
/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