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양식장 폐사
폭염으로 폐사한 인천 옹진군 섬지역 치어 양식장이 애매한 관련 법 규정 탓에 피해보상과 복구지원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사진은 옹진군 내 한 종묘 양식장에서 최근 폭염으로 폐사한 치어들을 양식장 직원들이 퍼내고 있다. /독자 제공

넙치등 수백만마리 떼죽음
이상수온 항목만 지원대상
농업은 명확하게 명시대조
재해보험도 특약사항 해당
대부분업주 가입안해 한숨

폭염으로 폐사한 인천 옹진군 섬지역 치어 양식장이 애매한 관련 법 규정 탓에 피해 보상과 복구지원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21일 인천 옹진군에 따르면 이달 초 옹진군 영흥도와 덕적도에 있는 종묘양식장(육상수조식)의 치어 수백만 마리가 각각 폐사했다. 양식장의 넙치와 조피볼락(우럭) 등 수백만 마리는 30℃가 넘는 고수온을 버티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액은 각각 14억원, 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피해복구비 등 지원 근거가 되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는 '폭염'이 어업재해 종류에 포함돼 있지 않아 지원에 난항이 예고된다. 농업은 '한파'와 '폭염' 등 날씨와 관련한 재해를 지원 대상으로 명확히 한 것과 대조적이다.

어업재해 종류에는 '이상수온'이라는 항목이 있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냉수대에 의한 피해' 등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해보험에도 폭염과 고수온에 의한 폐사는 특약사항으로 보험료가 비싸 양식장 업주들 대부분 가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옹진군 치어 양식장의 폐사를 '이상수온'에 의한 재해로 인정받더라도 또 하나의 큰 난관이 남아있다. 관련 규정상 양식장 물고기가 폐사하면 피해 규모를 정확히 입증하기 위해 '입식신고'를 한 양식장만 피해복구를 지원받을 수 있다. 있지도 않은 물고기가 재해로 폐사했다거나 피해 규모를 늘리는 등 거짓 신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치어 양식장은 어린 물고기를 입식해 성어로 키우는 일반 양식장과 달리 수정란을 들여와 치어로 부화시키기 때문에 따로 입식신고를 하지 않는다.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도 않는 수정란이 몇 개인지 신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옹진군은 관내 피해 양식장에 대한 지원책 마련을 위해 폭염에 따른 폐사가 농어업재해대책법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와 입식신고를 하지 않은 치어도 지원대상이 되는지 등을 해수부에 질의한 상태다.

옹진군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해석하기 모호한 부분이 있어 해수부에 관련 질의를 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행히 관내 다른 지역은 피해가 신고된 곳이 없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