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번 경기도를 비롯한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의 단체장들은 선거철마다 가장 큰 공약 중 하나로 '교통' 문제를 들고 나온다. 수도권 시민들도 가장 큰 해결 과제 중 하나로 수도권의 교통문제를 손꼽을 정도인데 과연 그동안 수도권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만들어진 수도권교통본부는 무슨 일을 해 왔으며, 무슨 성과를 거뒀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이제 12년차를 맞이한 수도권교통본부의 폐지를 끊임없이 주장하는 이유는 단순한 그동안의 성과나 실효성 없는 조직의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은 차치하고라도 수도권교통본부에 대한 3개 수도권 지자체들의 존립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단순한 인사 적체 해소 창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본부의 설립 이후 올해 말 기준으로 약 12년 동안 16명의 본부장이 임명됐다. 2년 단위로 3개 지자체가 번갈아가며 본부장을 임명하는 상황에서 본부장의 평균 재임 기간이 약 9개월에 불과한 것이다. 그간 서울특별시의 경우 4년 동안 4명의 본부장을 임명, 평균 재임기간은 약 1년 정도였다. 인천광역시의 경우는 처음 임명된 1명의 본부장이 2년을 근무한 반면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는 4명의 본부장을 임명, 평균 약 6개월의 짧은 기간을 근무하고 있다. 우리 경기도의 경우는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더 크다. 그간 4년 동안 총 7명의 본부장이 임명돼 평균 재임 기간이 약 6.8개월에 불과했다. 심지어 25일짜리 본부장도 임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 파악이 제대로 됐을 리 없다. 수도권 교통 문제에 대한 현황 파악은 물론 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하고 꾸준한 추진력을 발휘하길 기대하기에는 무리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도권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수도권교통본부의 설립 취지는 무색해진다. 수도권교통본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연 3개 지자체 단체장들은 수도권교통본부에 대한 존립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안으로 매번 거론되는 수도권교통청의 설립은 정부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다. 과연 3개 지자체 간 협의 지연에 따른 비효율성을 제거하겠다는 당초 취지는 지금도 유효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단순한 말 잔치에 그치는 수도권 교통 정책으로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수도권 교통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1천300만 명이 넘는 경기도의 경우 일방적인 서울시의 교통 정책에 제대로 된 협의나 조정 역할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지금의 수도권교통본부가 갖는 의미는 전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제라도 지금의 수도권교통본부는 해체돼야 하며, 더욱 더 강력한 추진력과 효과적인 수도권 교통 문제의 협의·조정 능력을 갖춘 경기도의 수도권 교통 정책을 담당하는 조직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재백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시흥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