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가려면 광명항거쳐
도로좁고 주차면수 모자라
섬초입부터 상습 교통체증
연도교 완공땐 길 마비될판
인천지역 최단거리에 있는 섬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지만, 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안 됐다는 주민들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경인일보는 이에 따라 최근 무의도 주민들이 고충으로 토로하는 이유와 대안을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해마다 피서철이면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잇는 연도교 입구에는 온통 차량이 막혀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무의도 광명항을 찾은 관광객들은 나가는 차량과 진입 차량이 뒤섞여 꼼짝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지난 13일 소무의도 둘레길을 잠시 찾았다는 이모(43·경기도 부천)씨는 "차량에서 내리지 못하고 1시간 넘게 차량이 빠지기를 기다리다 못해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며 "주차장도 없고 차량 통행 질서요원도 없는 이곳이 무슨 관광지인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소무의도 둘레길 관광을 위해서는 반드시 무의도 광명항에서 출발해야 한다. 소무의도는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량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광명항에 주차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광명항은 주차면이 65개에 불과하다. 지역주민들 차량 30여 대가 늘 주차해 있어 실제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는 차량은 30대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특히 관광버스가 진입할 경우는 주차 대란이 일어난다. 버스가 회차를 할 수 없어 길이 막히면 몇 시간씩 관광객이 버스 안에 갇혀 낭패를 보는 일도 다반사다. 광명항이 막다른 부두로 도로가 비좁아 생기는 현상이다.
주민들은 교통 개선 대책의 하나로 광명항의 해안가 도로 확장과 주차광장 조성을 위한 해안매립 등을 인천시와 중구청에 해마다 요구해 왔으나 관계 기관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무의도의 도로는 섬 초입에 위치한 마을 앞길부터 심각한 병목현상이 일어난다. 마을 초입 왕복 2차선인 도로에 실미도를 오가는 차량과 하나개 해수욕장 및 광명항으로 진출입하는 차량이 동시에 몰릴 경우 도로 자체가 주차장으로 변한다.
주민 김모(35)씨는 "무의도에 차량 400대가 진입할 경우 아예 도로에서 도선을 이용해 빠져나오는 시간만 무려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며 "관광객들의 짜증은 해마다 반복되고 휴가철 영업 특수를 기대하는 식당 역시 차량이 꿈쩍 못해 영업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점은 현재 공사중인 용유-무의도간 연도교가 완공되면 무의도 내 도로와 관광지는 오히려 거대한 주차장이 될 것으로 주민들은 전망하고 있다.
현재 뱃길로 차량을 동시에 승선, 요금부담이 사라지면서 연도교로 차량통행이 급격히 늘 것으로 예상하지만 무의도 내에는 이들 관광객 차량을 소화할 수 있는 주차장이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차흥빈기자 sk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