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버스도입률 14% 불과
차량노후화·예산지원 부족
'5대중 1대꼴' 그대로 운행
배차 간격도 길어 이용불편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천 지역 저상버스 5대 중 1대는 리프트 고장 등의 이유로 사실상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휠체어를 들어올리고 내릴 수 있는 자동리프트 기능이 핵심인데 버스 회사들이 수리비, 신차 구입비 부담 등으로 고장난 리프트를 방치한 채 운행하고 있다.
지체장애인 1급인 이홍의(가명·45)씨는 최근 저상버스를 이용하려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인천 부평지역에서 서구를 가기 위해 배차 간격이 7분인 동네 저상버스를 기다렸지만, 운전기사는 자동리프트가 고장났다는 이유로 다음 버스를 타라고 했다. 무더운 여름 이씨는 화가 났지만 하는 수 없이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그러나 다시 도착한 저상버스 또한 리프트가 작동하지 않아 이씨는 또 다음 차를 기다려야 했다. 이씨는 30여 분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저상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이씨는 "대중교통을 타야 하는 날이면 전날부터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며 "말만 저상버스지 고장난 것들이 많아 요즘 같은 더위에는 집 밖을 나가기가 겁이 난다"고 말했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가 도입한 저상버스는 모두 340대로 도입률(일반 시내버스 대비 저상버스 비율)은 14%다.
올해 저상버스 목표 도입률 50%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중에서 46대는 폐차됐고 남아 있는 294대 중 리프트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버스는 45대에 달하고 있다.
부품이 없거나 수리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수십 여대의 저상 버스가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저상버스 구입비는 2억3천여만원 수준으로 일반버스 구입비(1억1천여만원)의 2배에 달한다.
저상버스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가 구입비의 50%를 보조하고 있지만, 관리가 까다롭다 보니 업체가 구입을 꺼리고, 인천시 역시 예산 문제로 저상버스 구입 보조를 1년에 30대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버스 회사에서는 저상버스만 운행해야 하는 노선에 일반버스를 대체해 운행하기도 한다.
울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동성 소장은 "지난해 현장 조사를 했을 때도 리프트 작동이 안 되거나 기사가 기능을 다룰 줄 몰라 탑승까지 1시간 넘게 걸린 적도 있었다"며 "버스 도입률 자체도 낮은데 실제 운행하는 버스도 제 역할을 못 해 정상 배차시간의 3~5배는 더 기다려야 저상버스를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2009년 이전 구입한 저상 버스는 대부분 리프트가 작동이 안 되는 것으로 확인돼 기사들에게 수동으로라도 꼭 작동하거나 가급적 수리를 하라고 당부했다"며 "올해 8대를 더 구입할 계획이지만 폐차 보전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제구실 못하는 저상버스' 뿔난 교통약자
고장난 리프트… 이럴거 왜 만들었나 '분통'
입력 2016-08-22 23:15
수정 2016-08-2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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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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