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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영향으로 해안을 강타하고 있는 파도. /연합뉴스DB

제 9호 태풍 '민들레'가 일본 열도에 상륙해 큰 피해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일본 남쪽 오키나와를 향하던 제 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진로가 변화를 시작했다.

그동안 위도를 '역주행' 하는 특이한 진로를 보이면서 위력이 강해지고 있는 라이언록은 진로가 오락가락 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향후 한반도를 향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라이언록은 23일 현재 중간 강도의 소형 태풍이지만 26일께에는 강한 중형태풍으로 커질 전망이어서 한반도를 향할 경우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 10호 태풍 라이언록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 남동쪽 약 540㎞ 해상에서 시속 약 6㎞의 속도로 남진하고 있다.

전날 오전까지 서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오키나와를 향하던 태풍 라이언록은 밤사이 진로를 거의 반대쪽으로 틀어 동남쪽을 향했다가, 이날 아침 다시 진로가 남쪽으로 돌아오는 '갈 짓자(之) 행보'를 하고 있다.

라이언록의 진로가 이처럼 오락가락 하고 있는 것은 일본 열도로 상륙한 제 9호 태풍 민들레와 상호간섭하는 '후지와라 효과'와 일본열도 인근 고기압대 배치의 변동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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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호 태풍 '라이언록'의 예상진로. 22~23일 방향을 동쪽으로 크게 틀었던 라이언록은 다시 서쪽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홈페이지

기상청은 라이언록의 향후 진로가 일단 다시 서남쪽을 향하면서 오키나와 동쪽 해상을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북쪽이 아닌 남쪽을 향하는 '역주행' 경로여서 갈수록 위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오전 9시에는 중심기압 970h㎩, 최대풍속 초속 35m, 강풍반경 300㎞의 강한 중형태풍으로 커진다. 이틀후인 28일 오전 9시께에는 중심기압 960h㎩, 최대풍속 초속 39m, 강풍반경 350㎞의 더욱 강한 태풍으로 발전해 오키나와 동쪽 해상에서 서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라이언록의 진로는 태풍의 세력이 강해지고 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멀어진 28일 이후부터 이달 말 사이에 판가름이 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변수는 태풍 라이언록을 남쪽으로 밀어내고 있는 일본 동쪽의 강력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국에서 한반도 북쪽까지 걸쳐있는 고기압대의 변동이다. 그동안 이들 고기압의 힘에 밀려서 남쪽으로 향했던 태풍 라이언록은 향후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면 언제든 북쪽으로 향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열도를 강타하고 일본 삿포로 동북쪽에서 소멸한 태풍 민들레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흔들린 데다가, 중국~한반도 북쪽으로 이어져 있던 고기압대도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태풍의 진로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한편, 전날 일본 열도에 상륙해 일본 동부를 강타하고 지나간 제 9호 태풍 민들레의 영향으로 일본은 23일 아침까지 1명이 숨지고 61명이 부상을 입는 큰 피해를 입었다. 항공편도 500여편이 결항됐고, 80여만명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