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마약사범이 1만2천명으로 재작년보다 19.4%나 늘었다는 게 22일 대검찰청의 '2015 마약류 범죄백서'로 밝혀졌다. 미국 중국 홍콩 등으로부터 국제 특송 화물로 손쉽게 받을 수 있는 데다가 인터넷으로 급속히 확산되기 때문이고 5명 중 1명이 여성이라고 했다. 여성 아편쟁이라! 마치 죽는 게 뭔지도 모르고 폭탄 조끼를 두른 IS(이슬람 국) 소년대원을 연상케 한다. 마약이 심신을 마비시켜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의 '죽음에 이르는 병'도 아닌 '죽음에 이르는 독'인 줄도 모르고…. 작년 10월 20일 아일랜드항공 기내에선 25세 브라질 청년이 흥분상태로 발작을 일으켜 옆자리 승객을 물어뜯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문제의 청년은 작은 마약 봉지(小包) 80개, 약 800g을 삼킨 채 비행기를 탔다가 그 중 한 봉지가 체내에서 터지는 바람에 흥분, 발작을 일으켰다는 게 아일랜드 경찰 발표였고 10월 22일 CNN이 보도했다.
중국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마약사범은 즉각 사형을 집행한다. 60대 일본인이 각성제 3㎏을 중국에서 거래했다가 광둥(廣東)성에서 사형집행을 당한 건 작년 6월 23일이었다.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후 중국에서 사형집행을 당한 일본인이 6명째'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중국에선 마약 50g만 거래해도 극형, 집행을 당한다. 마오쩌둥(毛澤東)은 마약을 '인민의 적'으로 규정했고 '중국 근대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게 아편전쟁(1840~42년)'이라고 중국 교과서가 가르친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사범의 저승사자가 된 건 또 지난 5월 9일 대선에서 승리하면서부터였다. 아편쟁이는 발견 즉시 사살하라는 명령과 함께 '그의 당선 후 45일간 59명이나 사살됐다'고 필리핀 일간지 '필리핀 스타'가 6월 26일 보도했다.
마취약(麻藥), 마비약(痲藥)이 마약이고 독이다. 중국에선 '독을 들이마시고(吸毒) 독을 무릅쓴다(涉毒)'고 말한다. 마약을 아편(阿片, 鴉片)이라고 부르는 鴉자는 '큰 부리 까마귀 아'자로 불길한 울음소리의 그 새다. 아편을 단 한 번만 접촉해도 저승길 진입 인터체인지로 안내하는 게 그 까마귀다. 아편쟁이를 줄이는 방도는 추상같은 단죄밖에 없다.
/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