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5년8개월간의 해외도피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14일 수원 아주대학교와 아주대병원, 대우자동차 인천 부평공장 등은 일단 겉으로는 평소와 같이 차분해 보였다. 그러나 해당 기관들 모두 김 전 회장의 '손때'가 묻어있는 곳이기 때문에 앞으로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결과와 평가가 이들 기관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아주대의 경우 의대 교수 2명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가 이날 김 전 회장과 함께 귀국길에 올라 일부에서 제기했던 아주대병원 입원설이 또다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회장과 동반 입국한 아주대 병원 소의영 박사는 이날 “정밀 진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기는 조심스럽다”고 전제한뒤 “고령(69세)에 지난 93년 위암 수술로 인한 합병증인 장폐색증 때문에 소화불량과 복통을 호소하고 있고 이로 인해 식사를 제대로 못해 매우 허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소 교수는 또 “장기간 해외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자칫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위험에 처해있다”며 “절대적 안정이 필요하고 적절한 치료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주대병원측은 “이들의 출국은 학교와는 공식적으로 관련이 없고 대학설립자에 대한 인간적인 예우 차원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김 전 회장의 입원에 대비해 병원시설 보수에 들어갔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수개월 전 10년만에 벽지를 교체한 것이 와전된 것”이라며 “김 전 회장이 피의자 신분이고 출국 전 마지막으로 진료받은 곳이 서울대병원이기 때문에 아주대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일축했다.
아주대 관계자도 “학교내에 특별한 분위기 변화는 없다”며 “김 전 회장은 설립자일뿐 현재 (학교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대우자동차도 평소처럼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했지만 일부 직원들은 김 전 회장에 대해 찬반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대우차노조와 사무노위 등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김 전 회장의 귀국에 대한 찬반론에 있어서 그래도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 노조 김성열 교선실장은 “김 전 회장의 귀국에 대해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비난의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일반 국민들의 경우 김 전 회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으나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게시판에 아이디 'kkk8558'을 사용한 네티즌은 “국민 돈으로 흥청망청하다가 IMF 사태를 불러온 대표적 회사 경영자를 중죄로 처벌해 다시는 이 땅에 망국적인 기업인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 지지 사이트(www.hidaewoo.com)의 '도마'라는 네티즌은 “국민통합과 국가경쟁 발전을 위해 더 이상 정쟁의 소모는 그만두고 김 전 회장을 다시 경제로 복귀시켜 평생에 걸쳐 국가에 보은토록 하자”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의 국내 '거처'는 서울구치소내 병사(病舍)에 있는 독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병사내 독방은 한평 남짓한 크기의 개인 수용시설이지만 의무과가 인접해 위급상황 발생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유재명·김신태·이성호·starsky@kyeongin.com
김우중 전회장 귀국, 찬반논쟁 시끌
입력 2005-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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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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