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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이 'Jong-un Kim'으로 표기해 '종언(終焉)' 같고 일본에선 '키무존운', 중국에선 '진정언(金正恩)'으로 부르는 김정은의 북한이 유엔과 맞섰다. 예측 불허로 위험한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지난 4월에 이어 24일 또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이사회는 26일(현지시각) 강력히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악담을 퍼부었다. "유엔 안보리가 우리 공화국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발사를 그 무슨 결의 위반이니 걸고 드는 건 도적이 매를 드는 악랄한 도발"이라며 유엔을 도적으로 몰았고 "미국 본토와 태평양 작전지대가 우리 손아귀에 들었다. 모든 사변적인 행동 조치를 다계단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협박했다. 지난 4월 SLBM 발사 때는 "남조선과 미국 뒤통수에 비수를 꽂았다"고 하더니 적(敵)을 유엔으로 확대한 거다.

미국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가 동북아 긴장만 고조시킨다며 지난 7월 이후 북한의 잦은 미사일 도발에도 안보리 성명을 막았던 중국, SLBM을 '潛射導彈(잠사도탄)'이라 부르는 중국도 이번엔 안보리 성명에 동의했다. 그러니까 중국까지도 도적으로 몬 꼴이다. 김정은이 '성공 중의 성공이었다'며 찬탄한 SLBM 북극성KN-11이든 기타 미사일이든 위험천만한 곡예다. 24일 발사된 SLBM 항적(航跡)이 한 일본 여학생 카메라에 잡힌 사실을 김정은은 모를 게다. 2020년 도쿄 패럴림픽 유치를 위해 핀란드에 파견됐던 일본 교류단이 헬싱키→후쿠오카(福岡) 비행기로 중국 상공을 날던 24일 아침 시마네(島根)현의 한 고교 여학생 카메라에 영상이 잡혔고 그 소용돌이쳐 오른 흰 구름 항적이 SLBM 발사 시각과 방각(方角)에 정확히 일치한다고 우주공학자인 야사카(八坂哲雄) 큐슈(九州)대 명예교수가 밝혔다.

그 여객기가 SLBM에 맞았다면 지구촌이 어떻게 됐을까. 북한이 언감생심 중국을 포함한 유엔에 맞서 '모든 사변적인 행동 조치'를 마구 취한다면 또 어떻게 될까. 오매불망 전쟁 준비에만 광분해 있는 북한, 미쳐도 곱게 좀 미칠 수는 없을까. 곱게 미치도록 말릴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 유엔과 중국까지도 도적으로 몰릴지라도….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