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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사회부 차장
학생들이 입는 교복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최근 교복, 학용품, 책가방 등 20개 학생용품 696개 제품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한 결과, 여학생 하복 블라우스 10개 제품 안감에서 피부염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이 1.7~5.2배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교복은 국내 유명 업체 1곳의 것으로 국가기술표준원은 즉시 리콜 명령을 내렸다. 또 경기도교육청을 비롯 전국 시도교육청은 해당 교복 착용을 전면 금지시키고 단체 리콜 방법 등에 대해 업체 측과 논의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충격적인 사실은 수습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장 관계기관에서 검출 원인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또 해당 제품에 장기간 노출돼 있었던 학생들의 향후 건강에 대한 예측과 그에 따른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식품이나 즉각적인 반응이 오는 제품 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고,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검출된 발암물질의 양이 적고, 또 중요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큰 파장없이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교복은 학생들이 매일 착용한다. 직접 피부에 닿는 데다 친구들끼리 장난을 통해 손톱에 실오라기 등이 낄 수 밖에 없고 책상에서 잠을 자다 흘린 침을 닦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단순 의류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또 향후 성인이 돼서 어떠한 악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까지 마련돼야 할 것이다.

국내 교복은 크게 4곳의 유명 기업이 제조한다. 이곳 업체들은 모두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TV홍보전을 벌인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는 브랜드의 교복을 선호하고, 마케팅의 승자는 결국 그해 가장 많은 교복을 판매하는 경쟁적 구조이다. 하지만 교복 가격을 마냥 높일 수 만은 없다. 이 과정에서 제조원가를 맞추기 위한 값싼 원단을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리라.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학생들의 선호도를 높이는 것도 좋겠지만, 그에 앞서 안전하고 좋은 원단을 사용해 학부모들의 환심을 얻는 장기적인 기업전략이 절실하다고 본다. 교복은 학생들이 매일 함께하는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김대현 사회부 차장 kimd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