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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남남서쪽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포항시 시내의 한 도로 보도가 크게 부서져 있다. /연합뉴스=독자 제공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역대 최강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이날 밤 현재까지 물리적인 피해 규모는 지진의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확한 피해규모는 13일 낮이 돼야 드러날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안전처에 보고된 피해는 시민들의 불안감에 견줘봐서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 인명 피해는 부상자 2명이 접수됐고, 일부 가벼운 건물 균열과 TV 엎어짐 등 34건이 신고됐다고 발표했다.

119 신고는 3만여건 접수됐지만 대부분 지진동을 느꼈다는 내용일 뿐 피해 접수는 많지 않았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서 아직 피해 규모가 작다거나 크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최근 내진 설계된 건물에선 피해가 없는 수준이고 일반 주택이나 오래된 건물에서는 일부 피해가 발생했지만 건물이 무너진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규모 5.8에 비해 피해 수준이 적다거나 크다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조사를 해봐야 한다"면서 "외국의 규모 5.8 지진과 비교하는 것 역시 건물양식 등 여건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하게 비교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진 전문가들은 진원 깊이가 깊고, 저주파 에너지가 적은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리히터 규모 5.1인 첫번째 지진(전진)은 진원 깊이가 13㎞, 규모 5.8인 두번째 지진(본진)은 진원 깊이가 12㎞로 심도가 깊어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층 건물에 영향을 주는 10㎐(헤르츠) 이하 저주파 에너지가 적은 것도 건물 붕괴 등 피해가 작은 원인으로 꼽았다.

지 센터장은 "사람들은 공포심과 충격을 느낄 수 있지만 고층 건물은 10㎐ 이상 주파수의 에너지에서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진앙 심도가 깊고 고주파 에너지여서 대규모 지진인데도 피해는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일기자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