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월요일 부산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강도가 70년대 이후 관측 이래 가장 컸다고 한다.
예전 기록을 찾아보면 이보다 크다고 여길만한 지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관측기계가 정착된 이후의 기록으로 이야기할 때 그렇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원주민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인간의 생명이나 재산 등의 안전과 관련한 문제는 그 기준을 잡을 때 방만하게 하면 위험하다. 70년대 이후 최고라고 해서 그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반도의 지진에 관한 강도의 기준을 높여야한다는 의미이다.
주역에 지진(地震)에 관한 진괘(震卦)가 있는데 천지가 진동(震動)하는 재난이 찾아왔을 때의 상황과 대처에 관한 괘이다. 먼저 사람은 두려워할 것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야 그 두려움을 무사히 지난 뒤에 웃으며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몸에는 아직 지진의 피해가 없더라도 이웃에서 지진이 나면 그것을 경계로 지혜로운 사람의 말을 듣고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잘 갖추어놓고 대비하라고 하였다. 이것을 혼구유언(婚구有言)이라 하였다. 이웃에 오면 얼마 후 나에게도 오는 것이 지진이다.
/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