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법인카드를 자기 카드처럼 쓰고 매년 같은 시험문제를 내는 등 일부 교육현장에서의 '복지부동'과 '도덕불감증'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경기도교육청이 올 상반기중 60여개 지역교육청과 직속기관,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 밝혀졌다. 상당수 기관들이 각종 행·재정업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사실도 적발됐다. 특히 계속되는 감사에도 불구, 비슷한 적발사례가 매년 관행적으로 되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후속조치 강화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학교돈은 쌈짓돈=C고교는 2003~2005년에 걸쳐 입학금과 수업료를 걷으면서 300만~1천100만여원에 이르는 돈을 최대 35일간 도금고 납입을 늦추는 등 납부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했다. 모 중학교 교직원 D씨는 학교 법인카드를 개인적인 용도로 72건(830만원상당)이나 사용했다. D씨는 카드 사용후 최고 70일이 지나서야 이중 일부를 공금으로 우선 결제한뒤 다시 자기 돈을 입금하는 등 학교계좌를 '개인금고'처럼 쓰다 감사에 적발됐다.
또 징계중인 직원에게는 수당을 지급해서는 안되는데도 E중학교 등 3개교는 견책처분을 받은 교직원에게 총 371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엉터리 공사로 예산낭비=각종 학교 시설공사를 하면서 공사비를 제대로 계산하지 않아 학교예산을 낭비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F학교는 이중창 설치공사를 하면서 실제보다 수량을 부풀려 계약, 550만여원의 예산을 허투루 썼고, G학교에서는 교실증축공사 과정에서 설계상에 반영된 석고보드를 시공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450만여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 모 초등학교 학운위원 김모(40)씨는 “아직 일선 학교 행정에서는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며 “이로 인한 손실은 결국 학부모와 학생들이 입는 만큼 징계나 교육 강화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짜깁기 시험출제=A고교의 경우 2004학년도 1학년 1학기 체육과목 기말고사를 출제하면서 2003학년도 1학년 1학기 문제의 35%를 그대로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연히 평가의 타당성과 객관성,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시험을 실시하기전 교과협의회에서 정한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 이를 생략해 결과적으로 작문·문학·영어·물리 등 6개 과목에 걸쳐 15개 문항의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 B초교는 2003~2004학년도 특기적성교육 부교재를 사용하면서 선정위원회조차 구성하지 않고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도 거치지 않은 채 부교재를 선정해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
*도교육청 조치내용
도교육청은 올 상반기 종합감사를 통해 500여건의 부당 행정행위를 적발, 공무원 10명을 징계하고 100여명에 대해 경고조치 하는 등 모두 700여명에 대해 주의와 경고 등 징계조치를 내리고 부적절하게 집행된 예산을 회수했다.
도교육청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이번에 밝힌 내용은 상반기중 감사를 받은 지역교육청과 학교뿐 아니라 다른 학교나 기관에서도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부당행정사례들이다”며 “재발 방지 차원에서 공통적인 적발내용을 전 기관과 학교에 알렸다”고 밝혔다.
교육행정 '비리 종합세트'
입력 2005-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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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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