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양의 토사와 흙탕물이 이 공장을 덮친 것은 지난 28일 오전 6시40분께.
이 공장의 바로 위 산비탈에 조성중인 공장부지에서 쏟아져내린 토사는 공장 원자재 창고에 커다란 구멍을 냈고, 사출라인과 완제품 창고 등 공장 전체가 높이 1m까지 침수됐다.
갑작스러운 침수로 대당 8천만원에 이르는 플라스틱 사출기계 6대와 콤프레셔(대당 5천만원) 2대 그리고 상당량의 원자재, 완제품이 토사와 빗물에 침수되는 등 최소 수억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용인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13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산사태는 공장 개발업자와 행정당국의 '무사안일'이 빚은 예고된 인재였다.
S디지털 위편 야산에는 지난 5월부터 1만㎡규모의 공장용지가 조성중으로 현재 토목공사가 진행중에 있었으며 최근 개발업자와 공사인부들간의 임금 문제로 10여일간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공장을 짓기 위해 깎여나간 산 절개지에는 배수로는 커녕 가림막같은 기본적인 수방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채 방치되다가 사고가 난 것이다.
S디지털 관계자는 “보름전에도 일부 빗물에 의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해 개발업자와 시청측에 대책마련을 요구했다”며 “지금까지 미뤄지다가 결국 대형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용인시도 지난 5일 재해우려 지적에 따라 해당 개발업자에게 “집중호우시 재해우려가 있으니 적절한 수방조치를 취한후 결과를 보고하라”는 공문만 보냈을뿐 구체적인 지침이나 사후 점검은 전혀 벌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조치결과를 사후에 보고토록 했으나 그 이후 비가 오지 않아서 그냥 넘어간 것 같다”며 “앞으로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현장조사를 벌여 위법사항이 있을 경우 법적조치 하겠다”고 했다.
한편 공장개발업자는 용인시를 통해 “복구 및 피해보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