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중 누군가 편법 쓰려할 것
이 법은 공직자 위한 것이라고 생각
공정한 심판 통해 선수들 희망 갖듯
앞으로는 반칙하는 선수들이
많이 퇴장하는 모습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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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일명 김영란법을 통해서 잘못된 접대문화를 크게 개선해 보고자 하고 있다. 식사접대는 3만원, 그 외 접대는 5만원을 넘지 못한다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이다. 주위의 공무원들과 언론인들이 급긴장한 모습이다. 식사야 벌 것 아닌데 이제 골프를 못치게 생겼다고 난리다. 골프장 부킹 현황이 현저히 떨어지고 골프장 회원권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고 난리다. 법은 참 좋은 것이다. 법으로 인간의 행동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한 느낌이어서 참 좋다. 이 정도 법안이 나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반대와 거부에 부딪혔는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법이 실현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어른이 된 것이다.
법이 실행되려면 법에 마음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을 실행하면서도 그 법 정신을 따라가지 못하고 불만 가득한 태도로 일관되면 법은 탈선의 길을 걷게 되고 편법이 나오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왕 성숙된 법이 나온 바에야 이번 기회에 이 법에 대한 성숙한 이해와 실천이 동반되었으면 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돈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돈만 있으면 마음에 드는 이성도 가질 수 있고, 돈만 있으면 실력과 상관없이 교수도 될 수 있고, 돈만 있으면 법도 본인이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다는 등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시절 학교에서도 좋은 대학 가는 이유가 돈을 많이 버는데 꼭 필요한 과정 정도로 암암리에 교육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이 사회는 마치 돈 벌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처럼 돈 돈 돈만을 외치며 돈 외에는 세상에 어떤 가치도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모습이다.
사람이 사는 가치는 돈 이외에도 좋은 가치가 참 많다. 어쩌면 돈은 그 가치를 실현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김영란법의 정신은 정의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 것이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공정하게 A부터 Z까지 같은 기준으로 보고 판단할 때 이 사회에 억울한 사람이 사라진다. 공직자는 공정한 행위 하나로 이 세상에 희망과 기쁨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정의의 가치를 뒤로 한 채 개인적인 돈벌이가 업체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면 세상 억울한 사람들의 한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지 걱정이다. 눈에 보이는 돈의 가치보다 보이지 않는 정의의 가치를 선택하는 성숙한 인간의 모습이 이번 기회에 잘 구현되었으면 좋겠다.
그 옛날 폼페이의 상인은 돈과 여자로 공직자들을 능멸하고 개인의 사욕을 채움으로써 사회를 교란시켰다. 그때나 지금이나 상인들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김영란법이 아무리 생겨도 돈을 벌어들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경쟁자 중 누군가는 편법에 달려들 것이다. 따라서 이 법은 우선 공직자들을 위한 법이라고 생각한다. 심판이 공정하면 억울한 선수들이 사라진다. 선수들은 공정한 심판을 통해서 안정감을 누리고 희망을 갖게 된다. 앞으로 반칙한 선수들이 공정한 심판을 통해서 많이 퇴장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