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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식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몇 개월 전, 경상북도 칠곡에서 허망하게 어머니를 떠나보낸 한 남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일주일이 넘도록 이유를 알 수 없는 몸살에 시달렸던 어머니는 결국 입원한 지 4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추후 알게 된 어머니의 사인은 다름 아닌 중증열성혈소판감 소증후군(SFTS)으로 밭 일을 하다가 참 진드기에 물린 것이 원인이었다.

이처럼 야생진드기에 물릴 경우 대표적으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과 쯔쯔가무시증에 의한 전염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 증후군의 경우 치사율은 무려 6~30%에 이른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의 원인인 참 진드기 외에도 쯔쯔가무시증의 주범인 털 진드기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감염된 털 진드기 유충에 물렸을 시 혈액과 림프액을 통해 전신적 혈관염이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1~2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다 심하면 사망까지 이른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쯔쯔가무시증은 2015년 9천513건이 발생했고, 업무 중 발생해 산재로 승인된 경우도 26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쯔쯔가무시증에 감염된 건수는 8만~10만여 건으로 이중 9~12월에 96% 이상이 발병되었다.

이처럼 9월 들어 날씨가 시원해지면서 산이나 공원으로 나들이를 가는 등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져 야생진드기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산림, 공원, 농·임업 등 들판이나 풀숲에서 이루어지는 야외 작업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들 유충이 활발히 활동하는 가을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을까?

진드기에 의한 감염은 특별한 예방백신이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외활동 및 농작업 시 긴 팔, 긴 바지의 작업복(모자, 목수건, 토시, 장갑, 장화)을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피부나 옷에 뿌리는 벌레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농경지 및 거주지 주변 풀숲 제거 시 풀숲에 옷을 벗어 놓지 않아야 한다. 또한 휴식 시 돗자리를 사용해야 하며 작업 후 옷을 털고 귀가 즉시 작업복 세탁및 목욕이나 샤워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지저분한 개천이나 강물, 수풀이 우거진 곳 등 진드기가 활동할 수 있는 곳에서는 야외활동이나 작업을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야외활동이나 작업 이후 고열, 오한, 두통,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을철 야생진드기로 인한 감염은 조금만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므로 귀찮더라도 야외활동이나 작업 시 예방수칙을 실천해보자.

/정정식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