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크리켓협회가 최근 신임 회장을 선출한 가운데 협회 일부 회원들이 선거 절차를 문제 삼으며 대한체육회에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25일 대한체육회와 대한크리켓협회 등에 따르면 대한크리켓협회 회장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9일 대한크리켓협회 전 회장 A(65)씨와 파키스탄 출신의 국내 여자 크리켓국가대표팀 전 감독 B(47)씨 등 2명의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선거를 진행했다.

이 선거를 통해 A씨는 대한크리켓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협회 일부 회원들은 지난 13일 선거관리위원회 선정과 선거인 구성 과정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내용의 청원서와 이의제기를 각각 대한체육회와 대한크리켓협회 회장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대한크리켓협회 회장선거 관리규정'과 '대한크리켓협회 정관' 등을 근거로 A씨가 후보자 출마 직전에 지명했던 회장 직무대행자가 회장선거관리위원회 구성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협회 일부 관계자들은 "전임 회장이 재선 출마를 하기 위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 협회는 이사회를 열어 권한대행을 선출하고 선출된 권한대행이 신임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A씨가 자신이 회장에서 물러나기 전 직무대행자를 지명하고 A씨가 지명한 직무대행자가 선관위를 구성해 선거를 치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의를 제기한 협회 회원은 "협회가 선거를 직접 진행하기 위해선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어야 하는데 전임 회장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돼 불공정한 선거가 치러졌다"며 "제3의 기관인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관리를 위탁하는 방법이 가장 공정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체육회에 청원서를 제출한 협회 한 관계자는 "회장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인단 구성 과정이 대한체육회에서 정한 규정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 자체가 무효"라며 "특히 회장 후보에 출마한 B 씨가 파키스탄 출신이라는 이유로 선거인단에 외국인 참여를 제한한 것은 근거가 없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도 최근 이 같은 청원서를 접수하고, 대한크리켓협회에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한 상태다. 이와 관련 대한크리켓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A씨는 "이의신청에 대해선 선거관리위원회가 답변할 사항이다.

부당하다고 생각했으면 선거 전에 이의를 제기했어야 하는데 선거에 졌다고 이런 일을 하는 것은 합리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선 기존 회장직을 내려놔야 하고, 이는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인 만큼 정관에 따라 직무대행자를 지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