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특별교부세 최대 확보와 자체 세입 확충
전략 6년만에 '빚 청산' 개청이래 최초 감회 깊어
더욱이 그때를 전후해 몇몇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은 매우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기도 했고, 심지어 미국이나 일본의 일부 지자체들은 아예 부도상황에 빠져 이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연히 취임 초부터 건전한 시 재정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채무 없는 재정을 운용해야 하겠다는 생각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시장을 시작할 때인 2010년 오산시 채무는 222억원 규모였다. '채무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걸릴 것인가를 계산해 연도별 상환계획을 세웠다.
채무를 늘리지 않고 상환액을 더해 조기에 부채를 갚아나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우선, 지자체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업적 욕망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 어느 지자체장이 화려한 공약을 제시하고 눈에 띄는 시설물을 남기고 싶은 욕망이 없겠는가.
그래서 채무제로를 향한 시정 전략의 첫 번째는, 절대로 불필요한 과시적 사업을 벌이지 않겠다는 것으로 정했다. 꼭 필요한 부분, 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사업부문 외에는 예산을 쓰지 않는 것이다. 교육도시 건설, 오산천 복원, 문화예술 지원, 건강도시 구축, 일자리사업과 산업공단 건설 등 전략 부분이 아니면 극도로 '짠돌이 재정'을 시행했다.
두 번째는 대형전략사업에는 국·도비 보조금과 특별교부세를 최대한 끌어들이는 것이다. 오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오산역 환승센터 구축, 궐동 공영주차장 등 규모가 큰 사업들에 대해서는 국·도비 비중을 최대한 높이도록 해 시 재정을 절감했다. 중앙정부나 광역단체 공모사업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를 통해 절감한 재정이 200여억 원에 이른다.
세 번째는 자체 세입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부채를 없애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연히 세입을 늘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오산시는 이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다. 올해 지방교부세 산정에서 인센티브로 31억원을 확보하였고 세외수입 체납액을 축소해 43억여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체납액 관리를 일원화하고 전문직 직원들이 강력한 징수활동을 추진하여 일궈낸 성과다.
이런 전략에 따라 2015년까지 조기상환 20억원을 포함해 총 66억원을 상환했다. 이어 2016년에는 조기상환 122억원을 포함해 총 156억원을 상환해 마침내 채무제로를 실현했다. 이 과정에서 2017년까지 매년 내야하는 세교종합복지관 부지매입비를 2015년에 미리 납부해 11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도 했다.
채무제로 선언은 시 재정에 여러 가지 선순환 효과를 가져온다. 이자 부담이 없어져 재정운용에 여유가 생기고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효율성도 크게 높아진다. 신용등급이 높아짐에 따라 긴급한 부채를 조달할 때 금리도 유리하고 이렇게 절감된 예산은 오롯이 시민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채무제로에 치중하다가 제대로 된 대형 사업을 벌여나가기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우리 시의 경우는 앞서 언급된 굵직한 전략적 현안사업과 시민복지증진을 위한 사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
지난 9월 9일 오산시민의 날을 맞아 오산시는 많은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채무제로를 선포하고 함께 자축했다. 1989년 시 개청 이래 처음이어서 참으로 감회가 깊다. 내실 있는 재정은 시민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고 미래세대가 과실을 얻을 것이다. 함께 노력해온 우리 오산 공직자들과 아낌없이 성원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한다.
/곽상욱 오산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