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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일본 땅'이라는 외국 교과서가 있다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우기는 일본인들조차 '에이!'할 게다. 그러나 아프리카도 아닌 G7 국가 캐나다의 교과서가 그렇게 기록했고 그게 2005년이었다. 지금은 고쳐졌냐고 외교부에 묻고 싶다. 아직도 기가 찰 정도로 외국 교과서의 한국 관련 오류가 많고 지난 4년간 파악된 것만도 90여종이라는 뉴스다. 2012년판 중미 코스타리카 10학년 사회교과서엔 '2003~2004년 남한이 북한 선박을 공격했다'고 적혀 있고 러시아 11학년 세계사 교과서는 '한국에 소련군이 들어간 직후부터 친소 단일정부가 수립됐다'고 했다. 라오스 교과서는 또 '1990년대엔 남북 최고 지도자들이 여러 차례 만났다'고 했고…. 이쯤은 약과다. 예멘 교과서엔 한국이 영국의 식민지로, 룩셈부르크 중등 교과서엔 한국이 스페인 점령지로 돼 있다는 거다.

2002년은 한·일 월드컵이 열려 한국이 4강까지 올랐던 고무적인 해였고 경제적으로도 IMF 구제금융 위기를 넘어 잘 나가던 때였다. 그런데 그 무렵의 외국 교과서 오류도 졸도해 뒤로 넘어갈 지경이었다. △스페인 역사 교과서→남한의 수도는 평양, 일본문화권, 1인당 GDP 250달러(그 때 한국 1인당 GDP는 1만3천 달러) △멕시코 교과서→한국은 독일의 식민지, 중국어를 쓰는 백인종 △중국 〃→고구려 백제 신라는 노예제도 국가였다 △싱가포르 〃→한국의 왕은 중국이 임명했다 △필리핀 〃→남한은 말레이 인종이다 △레바논 〃→한국의 국명은 '남한공화국'이다 따위. 미국 교과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700년간 일본이 통치한 나라, 고유문자가 없는 중국 문화권, 중국인과 몽골인의 혼혈족'.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G20 국가다. 외교 역량을 총동원, 이따위 해괴한 외국 교과서는 때려 고쳐야 마땅하다.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시절 왜곡됐던 양국 역사 교과서를 바로잡았고 독일과 프랑스도 교과서 왜곡 시정을 위해 1990년 '역사 지리교육 지침서'를 출간했다. 역사 교과서란 팩트, 정확성이 생명이다. textbook(교과서)의 text가 '본문, 원문'이란 뜻이다. 그게 왜곡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다시는 이따위 추문 뉴스가 없기를 바란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