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장흥유원지.
수도권 최고의 당일 코스 관광지라는 곳에 폐허나 다름없는 수영장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막판 피서 인파로 가득해야 할 2개의 수영장은 여기저기 페인트가 벗겨지고 잡초와 쓰레기만 가득한 채 1년 이상 방치돼 있었다.
또 그늘진 수영장 구석에는 누군가 와서 술판을 벌인 듯 빈술병, 안주 포장지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지난 1997년 8월 양주시가 24억3천여만원을 투자해 만든 '장흥관광지수영장'.

시 재정자립도 제고를 위해 경기도로부터 16억4천여만원을 지원받고 양주시가 7억9천여만원을 투자해 건립한 시립 수영장이다.
1995년 공무원 수익사업 제안제도를 통해 채택된 '장흥관광지수영장' 조성사업은 연간 2억여원의 임대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시행초기만 해도 시 재정자립도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97년 수영장이 문을 연 이후 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영장이 문을 열고 정상운영을 한 98년과 99년, 임대수익은 7천600만~8천여만원에 불과해 '연간 2억원의 임대수익을 낼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설상가상, 당시 임대계약자 김모씨는 시에 계속해 임대료를 낮춰줄 것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 2000~2001년 2년간 수영장 운영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2년여간의 분쟁 끝에 시는 지난 2001년 7월 행정소송 승소로 강제집행을 실시, 김씨로부터 수영장 운영권을 빼앗아 왔지만 이후에는 임대계약자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2002년 7월 유모씨와 2개월 단기임대 조건으로 수의계약을 맺고 수영장 운영을 재개했지만 임대수익은 연평균 1천400여만원에 불과했다. “시의 계산과 실제 수익이 현저히 다른 만큼 임대료를 인하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던 전 임대계약자 김씨의 주장이 옳았음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 되고 말았다.

실제 시가 2002~2004년 3년동안 수영장 운영을 통해 거둬들인 임대수익은 고작 4천400여만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3년에 한번씩 실시하는 시설보수공사비용으로 1억1천여만원이 소요되면서 2002년 이후에는 사실상 적자운영이 계속돼 급기야 올해는 문을 닫아 버렸다.

7년간 시가 벌어들인 임대수익은 모두 2억800여만원으로 투자회수율은 8.6%에 불과했다. 24억여원 중 22억여원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양주시 관계자는 “수영장은 연중 운영이 힘들어 수익성이 예상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연중 운영할 수 있는 다른 사업을 구상중”이라며 “하지만 수영장 건설에 들어간 24억여원 중 토지매입비 4억여원 등도 포함돼있어 모든 투자금을 손해봤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