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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수원 경인일보 회의실에서 8월 신문 독자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시의원 사건, 여성감금 심각성 다뤘어야
'저질 활성탄' 해결방안 이끌어내 큰 성과
도지사 연정기사 연일 보도 필요성 의문

경인일보 8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7일 경인일보 3층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준호(수원대 객원교수) 위원, 박은순(경기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위원, 이민상(협성대 교수) 위원, 허성수(안산상록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위원이 참석했다. 장동빈(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위원, 홍문기(한세대 교수) 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했다. 경인일보에서는 김성규 사회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

8월 독자위원회의는 3, 17, 26일에 걸쳐 경기도내 재고 쌀 처리 문제를 다룬 보도와 관련한 평가로 시작됐다.

이민상 위원은 "17일자 보도된 기사에서 경기도내 재고 쌀이 5만4천t을 넘는다는 사실을 접했는데, 할인 행사 등 나름대로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올해 역시 풍년이어서 그 이상의 재고가 남아돌 것이라는 심각한 내용이었다"며 "매년 같은 문제가 대두되는데 해결책은 아침밥먹기 운동, 할인 행사, 내고장쌀 팔아주기 운동 등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후약방문식의 보도가 아닌 선제적인 문제 의식을 갖춘 보도였던 만큼 전문가의 입을 빌려 남아도는 쌀 소비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면 농가와 정부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준호 위원은 "지난달 독자위원회의에서 제언했던 부분이 바로 기사화돼 독자 입장에서 고맙게 생각한다. 적절하게 이슈화를 잘 했다"며 "선제적으로 보도가 이뤄진 만큼 그동안과는 다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더 쓴 비난의 목소리를 가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문기 위원도 "경인일보가 추석을 앞두고 경기도내 재고 쌀 처리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도했는데 이는 향후 농가 경제, 특히 추곡수매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지역신문만이 주목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그런데 이러한 기사의 핵심은 얼마나 남는가가 아니라 재고 미곡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매가가 어떻게 되는가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재고 물량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재고 물량을 시뮬레이션 했을 때 예측되는 수매가 하락률과 이로 인해 쌀값이 얼마나 하락할 것인지를 수치로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또한 매년 반복되는 쌀 소비 행사의 한계와 천편일률적 이벤트성 재고 미곡 처리방식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기획기사도 보도해주길 제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9일자에 수원시의원이 불구속 입건됐다는 내용의 사건 기사와 관련한 의견도 나왔다.

홍 위원은 "해당 기사의 핵심은 남성인 수원시의원이 애정 관계에 있는 한 여성을 차에 감금해 불구속 입건됐다는 것인데, 해당 의원이 애정문제를 이유로 망치로 자해해 특수 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고 보도됐다"며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보도하기 위해서는 피해 여성이 차에 어떠한 상태로 얼마나 갇혀있었는지, 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상황을 모면할 수 없었는지 등 감금 상황과 협박 수위에 대해 사건의 심각성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제시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시콜콜한 개인적 애정행각과 망치 등 흉기만 부각시켜 상황을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다룬 경향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언론이 해당 기사를 통해 지적해야 할 선출직 공무원의 사회적 책임과 품위 문제를 오히려 희석시킬 우려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보도 방식으로 사료된다"고 지적했다.

박은순 위원은 "기사의 후반부에 보도된 '합의 결과' 내용보다도 여성감금과 폭력에 대한 심각성이 다뤄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근에 고양시가 공무원들의 성희롱과 성폭행에 대해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보도로 접했는데, 이 같은 내용도 개인적인 일로 치부되지 않도록 향후 결과와 처벌 여부 등의 내용이 후속보도로 담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비행장 이전 문제를 다룬 기사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장동빈 위원은 "상당한 지면을 배치해 수원비행장 등 도심 군사기지의 이전 논란을 다뤄 수십년간 이어진 군사기지의 문제 등을 주요한 이슈로 부각시킨 것은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매우 의미있는 기사라고 판단된다"며 "다만, 이전 문제의 핵심쟁점의 출발점이 해당 지역주민의 요구와 이전 예정지의 갈등문제로 부각되거나, 국회에서 제정된 법을 바탕으로 근거가 마련되어 이전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본질적인 접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평화와 통일, 남북관계,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또 경인일보가 8월 한 달 간 지속 보도했던 정수장 '저질 활성탄' 기사에 대해서도 "고도정수처리 여과 공정 논란, 복잡한 유통구조, 품질검사 신뢰성 의문 등 순차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결론적으로 해당 기관의 행태를 고발한 데 이어 결과적으로는 해결 방안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기획기사"라고 호평했다.

허성수 위원도 "지역 주민 입장에서 수원비행장 이전 문제를 다룬 기사에 대해 관심이 많이 갔다"며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시시각각 짚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허 위원은 또 "8월 1일부터 연정에 대한 얘기가 하루도 빠짐없이 나왔는데, 가뜩이나 경기도지사에 우호적이라는 시선이 있는 상황에서 매일 관련 기사를 보도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며 "전국민적 관심사인 김영란법 관련 보도도 너무 평이했던 것 같은데 시행시기에 맞춰 각 분야에서 다양한 기사가 보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