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 지난 늦은 밤 만취한 한 남자가 파출소로 들어온다. 경찰 쪽으로 오더니 욕설을 해대며 바지를 내리고 버젓이 바닥에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일선파출소에서 근무하다 보면 강력사건보다 이처럼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사람과 마주하는 경우가 많다. 주취자를 만나는 일은 어느 때보다 힘들고 난감하다.
물론 주취자 또한 경찰의 보호조치가 필요한 시민 중 하나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경범죄처벌법 개정에 따라 관공서 주취 소란자에 대해 6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 과료에 처할 수 있게 되었지만, 처벌이 미약한 수준이다. 외국의 경우, 영국에서는 죄질에 관계없이 유치장에 36시간 이내의 구금 가능하며, 프랑스의 경우 경찰 제지에 따르지 않으면 3천유로(약389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2016년 9월 21일 기준 전국 경찰관 수는 11만3천990명으로 경찰관 1인당 담당하는 인구수는 447명이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미국 354명, 독일 310명, 영국 381명보다 훨씬 열악하다.
선량한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관공서 주취소란은 명백한 범죄임을 인식하고,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양질의 경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선진 사회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김태헌 (남양주경찰서 생활안전계 순경)
[독자의 소리] 관공서 주취소란 명백한 범죄
입력 2016-09-29 23:05
수정 2016-09-29 23:05
지면 아이콘
지면
ⓘ
2016-09-30 13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