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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배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회장
최근 우리나라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극화 문제로 심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더욱 고착화하여 자영업자의 생계와 일자리, 근로자 간 임금격차, 지역 경제침체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시간이 거듭될수록 양극화 문제는 더욱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부천시가 상동 호수공원 근처의 영상문화단지에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신세계복합쇼핑몰 건립사업이 부천의 소상공인은 물론, 부천에 인접한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 등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에 커다란 악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심히 우려스럽다.

인천시의 경우 2014년 자영업자 수가 32만명에서 2015년 29만7천명으로 7.2% 급감하는 등 이미 자영업자의 폐업증가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부천에 들어설 신세계복합쇼핑몰에는 백화점과 쇼핑몰, 전문점, 시내면세점 등 다양한 형태의 대형유통점이 들어설 계획으로 인천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경영상황과 복합쇼핑몰의 규모와 파급력 등을 종합 고려해 볼 때 쇼핑몰 주변의 인천지역 소상공인 상당수의 폐업과 이에 따른 인천지역 경제의 악영향은 명약관화하다 할 것이다.

지난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이 문을 연 후 반경 15km 이내의 상권 매출은 평균 46.5% 감소했으며, 음식점은 80%, 의류는 58.8%, 식료품 및 담배판매점은 43.1% 줄었다고 한다. 또한 2014년 서울시립대 성낙일 교수의 논문을 보면 대형 할인마트 1개가 추가로 문을 열 때 지역 내 소규모 슈퍼마켓은 22.03개, 전통시장으로 상징되는 식료품 소매점은 20.1개, 전체 소매업 사업체는 83.3개가 감소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의 진입은 주변 상권 매출의 감소뿐만 아니라 주변 소매업체들의 폐업까지 유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부천 신세계복합쇼핑몰이 입점할 경우 반경 800m 거리에 있는 삼산시장과 반경 3km 이내에 있는 부평종합시장(2.2km), 부평문화의 거리(2.3km), 부평지하도상가(2.7km)도 매출 감소 및 소매업체 폐업 등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부지가 상습정체 지역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와 바로 인접해있어, 이 지역이 교통지옥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부천시는 물론 부평구 및 계양구 주민들의 삶의 질이 현저히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은 주변 상권의 붕괴뿐만 아니라 교통문제 유발 등 지역의 경제 및 사회분야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해당 지자체에서는 대형유통업체의 입점 전에 해당 지역과 인접지역의 상권영향평가를 통해 사전에 제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접지역 지자체의 동의 등을 통해 입점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며, 또한 정부와 정치권은 지자체가 이러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대형유통업체를 유치하도록 유통산업발전법 등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소의 뿔을 바로 잡으려다가 결국 소를 죽인다는 말이다. 부천시가 외형적인 지역발전만을 위하여 소상공인의 경영 애로와 주변 도로의 차량정체 상황을 무시하고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을 강행한다면 부천과 인천지역의 소상공인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끊임없는 원망과 민원에 시달리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천시는 부천과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의 생존권과 주변도로의 교통정체 상황, 인천시의 지역경제 악영향 등을 종합 고려하여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을 신중하게 결정해 주기 바란다.

/황현배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