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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규 문학평론가
우리나라는 1950년 6월 25일 동족 간 전쟁을 시작해 1953년 휴전을 하고서 60년이 넘도록 휴전선을 경계로 각 2㎞를 비무장지대(DMZ)로 지정,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정부를 각각 수립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다.

이때문에 비무장지대 내에는 남북간 군대는 물론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동안 지구 상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그렇게 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무장지대는 희귀동식물 보고로 보존 가치가 큰 곳이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에 결코 뒤지지 않는 가치가 있다. 그런 곳이 어느 곳보다도 전쟁위험이 높다.

지금 세계는 새로운 질서 재편에 휩싸여 요동치고 있다. 그중 가장 위험한 곳은 동남아와 동북아로 이 지역에는 인구 14억의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오랫동안 미국을 등에 업고 경제패권을 누려 온 일본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또 세계적인 질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무기 개발에 몰두, 전쟁 준비만 하고 있는 북한이 있는가 하면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빌미로 러시아까지 중국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이렇게 이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도 긴장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한 치 양보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전쟁이라도 발발하면 3차 세계대전으로, 핵전쟁으로 확대될 우려가 높다. 그렇게 되면 지구의 최대 재앙이 될 것이다. 가설이기는 해도 공룡이 화산폭발과 멕시코 만에 떨어진 운석 충돌로 멸종했다면 인류는 핵폭발로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인류가 재기할 수 없는 지경으로 빠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기 위해선 동서로 펼쳐진 비무장지대에 중요한 국제기구를 유치, 국제평화와 인류 번영을 논의하는 장소로, 그리고 비무장지대를 생태공원으로 보존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추진 예정인 한반도 해안 길과 비무장지대를 포함한 4천500㎞ 코리아 둘레 길 (2016년 6월 17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결정)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이곳이 세계인들이 함께 걷고 숨 쉬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한반도 평화는 물론 미·일·중·러 등 주변강대국에게도 완충지대로 더 나아가 세계평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 길이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한 민족의 숙원인 진정한 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고 남쪽이 주도한 일방적 통일, 또는 북한을 중심으로 한 적화통일을 하는 것은 주변 강대국들이 존재하는 한 불가능하다. 그들 자국의 이익 때문에 절대로 두고 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청일·노일전쟁, 가깝게는 6·25 때와 같이 강대국들 간 대리전쟁터로 우리 민족과 국토만 피해를 당하고 또 다른 분단으로 재편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북한과 주변국들을 설득, 비무장지대에 국제기구유치와 생태공원조성 그리고 세계인들이 함께 걷고 숨 쉬며 즐길 수 있는 코리아 둘레 길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 강대국들도 자국의 안전을 위하고 세계평화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한반도 비무장지대 내 국제기구 유치와 생태공원 및 코리아 둘레길 조성에 적극 협조하기를 바란다.

/한정규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