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비밀공장에) 들어가면 끝입니다.”
최근 1년간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에서 대형 전세버스(관광버스)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감쪽같이 없어진 전세버스들은 비밀공장으로 옮겨져 형체를 알 수 없이 분해돼 부품형태로 팔리거나 아예 통째로 해외에 팔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업계는 기사들에게 예방교육을 시키고 위성추적장치 등을 달도록 하는 등 비상이 걸렸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새로운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2시께 안산시 상록구 지하철 4호선 한양대역 앞 주차장에 있던 H관광 소유의 경기78아××××호 45인승 대형 전세버스가 없어졌다. 이 버스는 현대자동차가 생산하는 하이클래스차종으로 대당 가격이 1억3천만원 안팎에 이르는 국내 최고가 대형버스중 하나다. H관광은 3년전 이 차량을 구입했으며 자차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에 앞서 지난 7월12일 오후 10시30분께 군포시 산본동 G아파트 앞에서 D여행사 소속의 전세버스가, 5월31일에는 안산시 상록구 H아파트 앞에서 대형 전세버스 1대가 없어졌다. 또 2월2일에는 안산시 선부동 J아파트 근처에서 W관광 소유의 전세버스 한대가, 지난해 11월15일과 12월30일에는 광명시 일직동과 성남시 중원구에서 전세버스 2대가 잇따라 도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난 버스들 가운데 1대는 보상액이 8천600만원에 이르고 나머지 버스들도 7천만원을 웃도는 등 대부분 출고 1~2년 가량인 현대차나 대우차의 최고급 버스들이다.
여기에 같은 기간 서울에서도 3건의 비슷한 도난사건이 발생하는 등 최근 10개월여동안 전세버스가 연쇄 도난당하고 있다.
그나마 이는 보험금 청구를 위해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공식 접수된 경우로, 지난 8일 안산의 사례처럼 자차보험에 들지 않은 경우까지 감안하면 전세버스 도난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하이클래스 차종 소유주인 강모씨는 “수원 호매실동의 대형차 주차장에 주차시키는데 지난 7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창문 새시가 도구로 비틀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주변에 다른 전세버스가 많은데 유독 내 차만 두번이나 그랬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렇게 도난당한 전세버스들이 무허가 공업사 등지에서 완전분해된뒤 부품만 팔리거나 대형 컨테이너에 실려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M관광 관계자는 “버스 기사들이 차량을 밤샘주차시키면서 시동키는 꽂아둔채 출입문만 잠그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기사나 회사나 한번 잃어버리면 다시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도난차량이 접수되면 전국의 항만과 관세청에 신고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찾는 것은 쉽지 않다”며 “절도범들의 기술이 워낙 뛰어나 버스 잠금장치를 보완하고 위성추적장치를 다는 등 자체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있던 관광버스가 증발
입력 2005-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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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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