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관우와 함께 했던 인물인 화타에 대한 기억이 점차 새로워진다. 죽은 사람도 살려냈다는 그의 의술보다는 명의였던 그의 소박한 삶의 자세와 겸손한 태도 때문에.
알려진 이야기지만 화타는 자신이 천하의 명의라는 세간의 평에 대해 자신보다 훌륭한 의사로 자신의 두 형들을 꼽았다고 한다.
그의 둘째 형은 상대방의 병의 미세한 상태를 미리 알아보고 이를 치료해주었다고 하고 큰 형은 상대방이 아프기도 전에 미리 그 징후를 알아보고 병이 나기 전에 예방해 주었다고 한다. 환자 입장에서야 전혀 아프지 않았거나 아주 미미한 병을 고쳐준 것이라 고마운 맘을 모르지만 누가 알아주든 말든 고통 없이 원천적인 병을 제거해준 것이야말로 진정한 천하명의가 아니겠느냐는 내용인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경기도내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은 내수 침체 속에서 상대적인 어려움이 크다. 중소기업청에서는 이러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요즘 언론에 자주 나오는 코리아 세일페스타이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보면 이 행사는 백화점이나 대기업만이 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듯하다.
그러나 원래 이 행사의 기획 의도를 따라가 보면 작년에 추진했던 전통시장 홍보 및 활성화 시책과 맥이 닿는다.
올해에도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는 경기도내 65개 전통시장이 참여하고 있다.
전통시장별로 자체적인 할인행사는 물론 다양한 축제도 병행되어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있는 쇼핑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규모 세일기간은 지난 토요일까지였지만 아직도 많은 시장이 축제와 연계한 세일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통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하면 추가적으로 5% 싸게 살 수 있으니 이중으로 가계에 보탬이 된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지만 주차장을 비롯해 쇼핑의 편리성도 많이 나아졌다.
앞서 예를 든 의술에 비유하자면 중소기업청은 화타와 같은 명의(?)를 꿈꾸는 어설픈 의사다.
현재 문제가 된 전통시장을 살려보기 위해 만들어 추진하는 것이리라. 여러가지 대책을 만들어 보지만 솔직히 말해 그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은 게 사실이고 소비자 선택을 제한한다거나 자유시장 경제에 맞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비판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전통시장이 예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이웃으로 금방 다가올 수 있을까?
필자는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경기도민 여러분들이 진정한 명의가 되어줄 차례이다. 전통시장의 회생 가능성도 그리고 그 속도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잠재적인 화타의 형님들인 경기도민 여러분들이다.
도민 여러분이 얼마나 전통시장을 많이 자주 찾아주느냐에 따라 우리 이웃들의 주름살 펴지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이미 많은 도민 여러분이 전통시장을 찾아주고 있다.
지난주 영동시장 한복맵시선발대회에는 3천명이 넘는 관객이 모여 대성황을 이뤘고, 얼마전 찾은 한 전통시장에서는 행사개최 이후 찾아오는 고객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었고 실제 시장에서의 매출도 15% 이상 증가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전통시장에서 그런 행사를 하는지, 얼마나 좋은 쇼핑 기회인지를 모르는 도민 여러분들도 많은 듯하다.
이번 기회를 빌려 보다 많은 경기도민 여러분들이 전통시장에 관심을 갖고 찾아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서로 좋은 일 아니겠는가? 값싸고 좋은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더불어 우리 이웃들의 주름살도 펴게 하는 진정한 명의의 역할도 할 수 있으니….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