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조락(凋落)의 계절이며 사색의 계절이다. 하지만 가을빛의 대명사인 단풍이 수명을 다하여 하찮은 낙엽이 되어 가로변에 나뒹굴 때 누군가는 치이는 낙엽이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바람 불면 도로변에서 흩날리는 가을낙엽이 이제는 유용한 자원으로 당수동 시민농장의 퇴비로 쓰여지고 있다.
수원의 지붕 칠보산 아래에 자리한 당수동 시민농장에는 도시 농부들이 새로운 초록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생활쓰레기 감량 정책 중 하나로 수원시에서는 2015년부터 공원, 아파트, 도로변 가로수에서 떨어지는 낙엽 쓰레기를 자원회수시설(소각장)로 반입하지 않고 전량 수거해 쓰레기 감량도 하고 당수동 시민농장 텃밭의 퇴비로 사용해 두마리 토끼를 잡는 쾌거를 달성하고 있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남녀노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소박하면서도 전원풍경이 있는 당수동 시민농장을 푸르른 하늘아래 비상을 꿈꾸는 수원의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수원시에서는 작년에 쓰레기 2만717톤 줄이기를 목표로 해 1만917톤 53%를 감량하였고, 비록 반입무게는 목표의 절반 정도이지만 자원회수시설의 온실가스 배출할당량 8만5천882톤 중 8만7천761톤을 배출하여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할당목표의 98%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1인당 1일 폐기물 발생량이 생활쓰레기는 0.320kg에서 0.312kg으로 감소, 재활용품은 0.048kg에서 0.058kg으로 증가하였으며 이는 수원시의 유입·유동인구의 증가를 감안해도 시민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그중에 하나로 가을마다 수거한 낙엽을 소각하지 않고 퇴비로 만들기 위한 발버둥으로 시·구·동·환경관리원·시민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뭉쳤다.
당수동 시민농장에 협조를 요청하자 흔쾌히 퇴비로 받아주어 가로변에 떨어진 낙엽을 별도로 모아 수거하고,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도 협조를 구해 낙엽을 모아 배출한 결과 1만1천705포대(포대 당 평균 15kg), 175톤 분량의 낙엽을 재활용할 수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수원시의 모든 낙엽을 10월부터 당수동 시민농장으로 반입하여 차곡차곡 쌓아 내년 봄부터 퇴비로 활용할 계획이다.
클린시티 수원을 책임지는 환경관리원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초록이 있는 환희의 땅 도시 농부의 소박한 꿈이 있는 기름진 텃밭을 위해서다.
너의 영혼이 고독하거든 산으로 가라.독일의 시인은 말했다. 그리운 사람이 있으면 만나야되고, 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가 보아야 한다. 산도 있고 꽃도 있고 채소가 있는 곳, 이 가을에는 당수동 시민농장으로 달려가 때 묻지 않는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 티 없이 말간 하늘이 보일 것이다.
/김영돈 수원시 자원순환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