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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이름이 웃긴다. 8일 제주도와 울산 등을 강타한 차바(Chaba)는 맹수도 아닌 태국의 꽃이다. 그런데도 위력은 커 특히 울산 피해가 컸고 경주는 지진에다 태풍까지 당했다. 그런데 지진 피해와 태풍 허리케인 타격을 무참히 당한 나라가 카리브 해의 아이티다. 프랑스어를 쓰는 흑인이 대부분인 아이티의 'Haiti'는 그 나라 토속어로 '산이 많다'는 뜻이듯이 최고봉 라셀 산(2천680m)을 비롯해 2만8천㎢ 땅의 4분의 3이 산지다. 그런데도 허리케인 피해는 크고 지난 5일 상륙한 매슈(Matthew)는 서부 항구도시 제레미(Jeremie)를 강타, 대부분의 주택 지붕을 날리고 벽을 무너뜨렸다. 사망자만 842명. 그 허리케인 이름 Matthew도 맹수나 마귀가 아니라 예수의 12사도 중 한 사람이다. 1537년 영국서 간행된 영어성경 'Matthew's Bible'의 저자 토머스 '매튜'도 '매슈'의 영국식 발음일 뿐이다.

중국에선 아이티를 '하이티'로 읽어 '海地(하이띠)'로 표기하지만 아이티는 2010년 대지진 때도 900만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32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평균 기온이 27도로 집들이 허술하고 꺼벙한 이유도 있지만 7.0 지진에 거의 다 무너져버렸다. 그 지진 피해 복구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판에 또 허리케인 피해를 당한 거다. 설마 예수의 12제자 중 한 사람인 매슈의 저주는 아닐 터이고…. 엄청난 위력의 허리케인 카트리나(Katrina)와 리타(Rita)가 2005년 8월 연달아 미국을 덮쳐 1천209명이나 목숨을 잃자 레이 내긴(Ray Nagin) 뉴올리언스 시장은 '신이 미국과 흑인공동체에 확실히 노해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118년 만에 가장 강하다는 이번 허리케인 매슈도 아이티를 거쳐 7일 새벽 미국에 상륙했고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4개주가 비상사태를 선포, 피난을 갔지만 그래도 13명이 숨졌다.

경주는 지진에 태풍에 피해가 크고 특히 울산은 태풍 피해가 심하지만 전국에서 봉사대가 몰려가는 등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아이티의 지진과 허리케인 피해, 2005년 미국의 허리케인 피해 등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만 자연재해는 도를 더해간다는 게 전문가 견해다. 그래서 대비와 대처는 더 필요하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