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견 무시 전염병 취급
"격리상태 방치" 부모 분통
S어린이집 "안전확보" 억울
오산시 감사관실 조사 나서

오산시의 한 시립 어린이집에서 감염병 의심을 이유로 부모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4세 원아를 격리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격리상태에서 보조교사의 파쇄 업무를 돕는 등 사실상 학대를 당했다며 시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반면 해당 시립어린이집은 전체 원아의 건강상 안전 확보를 위해 잠시 격리보육조치를 했을 뿐, 학대는 불가능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오산시와 시립S어린이집, 해당 원아의 학부모 등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말께 S어린이집에 등원했다가 감염병 의심을 이유로 자체적으로 격리 보육 조치를 당했다.

A군의 원아수첩에 '농가진'에 걸렸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어 감염병에 적절한 조치를 했다는 게 어린이집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A군은 오전 시간대에 다른 원아들과 격리된 특정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모의 설명은 상반된다. 농가진이 법정 전염병이 아닌 데다, 사전 통보하도록 된 격리조치에 대해 설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또 어린이집의 요구로 '전염 위험은 없다'는 의사 소견을 제출했음에도 재차 다른 의료기관의 진료확인을 요구하며 아이를 등원시키지 말 것을 요구했다는 반박이다.

게다가 CCTV 확인 결과 어린이집에서 주장하는 격리 보육이, 실제로는 문서 파쇄 아르바이트 직원의 종이 찢기를 돕는 등 보육이 아닌 방치이자 학대라고 주장했다.

아버지 B씨는 "시립 어린이집이 의사 소견도 무시한 채 원아의 등원을 막으려 하고 원아를 전염병 환자 취급했다"며 "4살 아이가 격리된 장소에서 파쇄업무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점심도 제때 주지 않았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힘들어하는 상태"라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S어린이집 관계자는 "격리라는 표현만 안 했을 뿐 다른 아이들과 접촉이 없게 돌보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종이 찢기는 놀이활동이고 다만 감염을 우려해 진료확인서 등을 과하게 요구한 부분은 사과드렸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기획감사관실 차원에서 관련 사안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