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10일 오전 안산시를 방문한 게르하르트 슈뢰더(72) 전 독일 총리가 "한국도 R&D(연구개발)에 적극적인 투자와 직원 교육 및 국제화를 시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직원교육·국제화 시도전략 필요
아헨시 산학산단 성공 사례 소개
경기도 '연정'은 잘 운영되는 느낌


"독일에는 작지만 세계적으로 이름난 강소기업들이 많은데 이를 위해서는 한국도 R&D(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10일 오전 안산시를 방문한 게르하르트 슈뢰더(72) 전 독일총리는 제종길 안산시장, 김무연 안산상공회의소 회장, (주)유니테크 이성호 회장 등을 만나 환담하는 자리에서 "안산처럼 중소기업이 많은 도시에서는 무엇보다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직원 교육 및 처음부터 국제화를 시도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독일의 아헨(Aachen)시를 성공 사례로 꼽으며 "아헨시에는 지역에서 유명한 아헨공대가 있는데, 시와 아헨공대가 서로 협력해 산업단지를 만들었다"며 "시에서는 젊은 기업가들에게 토지·건물 등을 무상이나 싼값에 대여해 주고, 창업주들이 실제로 수익이 발생했을 때 비용을 갚게 하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독일은 각종 인허가를 담당하는 관공서에서 기업 설립절차를 최소화해 기업이 활동하는데 불편사항이 없게 노력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를 가장 빠른 방법으로 현실화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이런 정책은 독일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며 "한국에서도 이런 정책을 추진해야 대기업에 종속되고 하도급만 받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글로벌을 겨냥한 혁신 중소기업들이 많아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1998~2005년 독일총리를 역임했으며, 중도 노선을 걸으면서 독일의 전통적 사회민주적 복지체계의 근간을 흔들었던 사민당·녹색당 연정을 이끈 장본인이다.

그는 경기도에서 추진되고 있는 '연정'에 대해 "잘 운영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솔직히 현재 경기도의 정치상황을 몰라 (2기연정에 대해)자세히 말하기는 어렵다. 대신 남경필 도지사와 당이 다른 부지사(연정부지사)가 연합해서 도정을 풀어나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난해 5월 연정과 통일에 대한 특강을 위해 도에 방문했을 당시 남 지사와 야당 대표 모두 도민들의 안녕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슈뢰더 전 총리는 이날 간담회 후 강판용 접착제 등을 만드는 안산의 유니테크 공장과 시화호 조력발전소 등을 둘러본 후 오후 7시에 도지사 공관인 굿모닝하우스를 방문, 남 지사와 만찬을 나누며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11~13일 장충체육관과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세계지식포럼 강연에 참석해 '포스트 브렉시트, 유럽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도 할 예정이다.

/김환기·김선회기자 k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