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뛰어난 축성술 '천혜의 요새'
전통 공연·전시·체험… 걸어보고 만지며 느껴보자
호국 역사 되새기고 선대의 정신 계승하는 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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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억동 광주시장
축제의 달 10월! 산하가 온통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이맘때면 전국에서 행락객을 붙잡는 다양한 축제의 장이 열린다.

경기도 광주에서는 오색단풍이 곱게 물든 남한산성을 무대로 '제21회 광주 남한산성문화제'가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펼쳐진다. '걸어보고 만져보고 느껴보자! 세계문화유산 광주 남한산성'이라는 축제 주제가 말해주듯 남한산성은 지난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명소로 거듭났다. 이번 남한산성문화제는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남한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전통문화 계승에 이바지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 난공불락 천혜의 요새 남한산성= 서울에서 동남쪽으로 약 24㎞ 떨어진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에 위치한 '남한산성'은 삼국시대에 한강과 더불어 삼국의 패권을 결정짓는 거점이었으며, 한민족의 독립성과 자주성의 상징이다.

남한산성은 서기 673년 신라 문무왕(文武王) 13년에 쌓은 주장성(晝長城)을 기반으로, 1624년 조선 16대 왕 인조 때 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발 500m가 넘는 험준한 지형을 따라 8㎞ 이상의 성벽을 구축한 남한산성은 17세기 동아시아 성곽축조기술 및 군사방어 기술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요새화된 도시의 표상으로 손꼽힌다. 부속시설을 포함한 성벽 전체 길이는 12.356㎞, 내부 면적은 212만6천637㎡에 달하는데, 전란과 능행, 휴양 등 유사시 임시 수도로 활용하기 위해 성내에 임금이 거처할 행궁을 두었다. 본래 규모가 상궐(上闕) 73칸, 하궐(下闕) 154칸으로 도합 227칸이었다고 알려진 '남한산성 행궁'에는 정무시설은 물론 다른 행궁에 없는 종묘사직 위패를 봉안할 수 있는 건물이 있어 조선시대 행궁 제도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유 중 하나는 '천혜의 요새'라 평가받는 남한산의 높고 가파른 산세를 이용한 '뛰어난 축성술' 덕분이다. 남한산성은 실제로 숱한 외세 침략이 있었던 한반도의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함락되지 않은 난공불락(難攻不落)의 호국 성지이다. 1636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병자호란(丙子胡亂) 당시 인조가 12만 명 규모의 청나라 군대에 맞서 항전했던 장소가 바로 남한산성이며, 을미사변(乙未事變) 이후 1896년 항일 의병의 전략적 요충지가 되었던 곳도, 일제강점기인 1919년 광주군의 3·1 만세운동이 전개된 곳도 남한산성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걸어보고 느껴보고 만져보는 남한산성= 광주 남한산성문화제의 전신은 남한산성 축성과 병자호란 때 죽은 영혼을 달래기 위한 '마을 대동굿'이라 할 수 있는데 일제강점기와 이승만 대통령 시절 당지기 집이 철거되면서 맥이 끊어져 버린 듯했다.

그러나 1991년 5월 '남한산성 대동굿 보존회'가 결성되고 1996년에는 마을 주민의 대동 행사와 2001년 광주시의 시 승격과 함께 문화예술행사로 새 출발해 올해로 성년을 맞이했다.

남한산성이 알록달록 옷을 갈아입는 매년 10월 열리는 '광주 남한산성문화제'는 남한산성이 삼국시대 백제 도읍지였고, 고려 시대부터 조선,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국난 극복의 정신이 담긴 역사적인 장소라는 데 초점을 두고 각종 전통 공연과 전시, 체험 행사를 선보인다.

남한산성 행궁을 배경으로 한 '왕실 시찰 퍼포먼스'와 남한산성 호위 군사들의 근엄한 모습을 재현하는 '한남루 근무 교대식', 조선 후기 군영악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남한산성 수어청의 '취고수악대'를 재현하는 퍼포먼스 등으로 축제의 서막을 연다. 여기에 수어사 성곽 순찰 행렬, 작두타기 등 신비한 무속의 세계를 잘 표현한 대동굿, 난공불락 성곽 쌓기, 문과·무과시험의 이벤트, 축제 스태프와 관람객이 함께 역사를 재현하는 각종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광주 남한산성문화제는 서두에서 언급한 '걸어보고 만져보고 느껴보자! 세계문화유산 광주 남한산성'이라는 주제처럼 대다수 프로그램에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면서 남한산성이 품은 호국의 역사를 되새기고 선대의 정신을 계승해 나간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로써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를 준비하는 또 다른 역사를 써내려가는 것이 바로 광주 남한산성문화제다. 성년을 맞아 더욱 성숙하고 풍요로워진 '제21회 광주 남한산성문화제'로 새 역사의 주인공인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조억동 광주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