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숙_학부모
권은숙 가천대 산업디자인과 3학년생 학부형
여름의 막바지를 알리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9월이다.

9월이면 대학에서는 젊음의 패기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바로 대학축제의 달이기 때문이다. 대학축제가 시작되면 식상한 프로그램, 선정적인 주점 등 고질적인 대학 축제 문제들이 매스컴에 즐비하다.

대학생 딸을 가진 나 역시도 그런 보도와 기사들로 인해 마음이 쓰이기 마련이었다. 우리 딸이 다니는 학교 역시 9월에 축제를 진행하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던 중 가천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둘째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 축제 때 학부모 초청행사를 진행하는데 시간이 되면 학교로 와줄 수 있냐는 전화였다.

9월 30일 오후 4시, 가천대 캠퍼스는 9월28일부터 시작되어 온 축제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거리는 젊음의 물결로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캠퍼스 곳곳에 학생들이 직접 키우는 텃밭이 있고 광장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매년 여기저기 대학 축제 때 말도 탈도 많던데, 우리 아이가 다니는 대학은 과연 안전할까?' 등의 궁금증을 띤 부모님들의 표정을 읽기라도 한 듯이 깔끔한 어조의 사회자 진행으로 학교측의 '학교 설명회' 시간이 이어졌다.

설명회를 들으며, 학교 측에서는 학문만이 아니라 인성교육에도 힘쓰고 있음을 알았고, 매스컴에서 주로 이슈가 되는 축제 음주문화, 흡연, 사행성 게임 등의 문제점들에 대하여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예방에 앞서서 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것이라면 작은 부분도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가족단위로 온 가천대학교 주변 지역주민들의 발걸음도 적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운동장에서는 이길여 총장의 축사가 학교에 퍼지고 있었다.

"학생 여러분! 제가 평상시엔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죠? 그러나 오늘은 이 축제를 마음껏 즐기십시오!" 라는 젊은이보다 더 열정적인 격려사도 듣고 짧지만 가까이서 뵐 기회도 가졌다. 또한 총장이 직접 푸드트럭을 준비하여 혹시라도 모자랄지 모르는 축제의 먹거리를 제공해주시는 것을 보고 남다른 세심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가는 프로그램들과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지친 학생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학교, 총장과 교수, 학부모, 학생 모두가 함께 나누고 어울리며 소통하는 이런 축제라면 우리 딸이 마음껏 축제를 즐겨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사회에서 문제시되는 획일적이고 선정적인 대학축제문화가 이렇게 변화되어 정착된다면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 사회도 대학 축제를 색안경을 끼고만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은숙 가천대 산업디자인과 3학년생 학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