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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
가을에는 무더위를 가져왔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서 물러나고 그 빈자리를 대륙성 고기압이 채우게 된다. 이 대륙성고기압은 서서히 남하하면서 일부가 분리되는데 이를 이동성고기압이라고 한다. 한반도는 가을철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고 선선한 날씨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가을 날씨에도 건강을 위협하는 몇몇 요소들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지금부터 가을철에 알면 좋을 몇 가지 생활기상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

여름철 강한 일사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은 한풀 꺾인 가을 일사에 방심하여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에 소홀해지곤 한다. 그러나 가을 자외선은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피부를 건조하게 하여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하고, 기미·주근깨 등의 색소 질환을 발생시키는 등 피부건강을 위협한다. 이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이 자외선지수다. 자외선지수는 태양고도가 최대인 남중 시간에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UV-B) 영역의 복사량을 지수로 환산한 것이다. 자외선지수는 3월부터 11월까지 하루 두 번 6시, 18시에 서비스되는데, 6시에는 오늘과 내일, 모레의 자외선지수가, 18시에는 내일과 모레의 자외선지수가 예보된다. 작년부터는 피부암, 백내장 등을 유발하는 자외선 B(UV-B)에 대한 지수뿐만 아니라 피부노화와 주름 등에 영향을 주는 자외선 A(UV-A)까지 반영하는 총자외선 지수 또한 예보하고 있다.

가을 환절기, 주변에서 쉽게 감기 환자를 볼 수 있다. 감기는 기본적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날씨와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통 기온이 낮을 때 감기가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감기가 꼭 낮은 기온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감기는 기온변화가 크고 건조한 날씨에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발생한다. 가을철, 특히 10월은 연중 기온의 일교차가 가장 큰 시기로 이 시기에 감기 발생률은 상당히 높다. 이때 확인하면 좋을 생활기상정보로 감기 가능지수가 있다. 감기 가능지수는 감기 환자 수와 감기 발병과 관련되는 주요 기상요소의 객관성 있는 통계분석을 통해 개발된 지수로 기상조건에 따른 감기 발생 가능성을 지수로 환산한 것이다.

가을철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생활기상정보는 꽃가루농도위험지수이다. 대기 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가루가 존재하고 각각의 꽃가루 농도는 계절에 따라 다른데, 우리나라에서는 봄철에는 나무 꽃가루가, 가을철에는 잡초 꽃가루가 많이 날린다. 꽃가루 농도는 기온, 바람, 강수 등의 기상요소와 관계가 있다. 따라서 꽃가루 질환이 있는 사람은 꽃가루 확산이 잘 되는 날씨를 미리 알고 꽃가루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꽃가루농도위험지수는 단순히 꽃가루 농도를 예측한 것이 아니라 꽃가루 질환 환자 수를 반영하여 꽃가루 질환 발생 가능 정도까지 고려한 것이기 때문에 봄·가을 시기, 이를 이용한다면 간편하게 꽃가루 질환에 대비할 수 있다. 꽃가루농도위험지수는 4~5월, 9~10월에 제공하고 시기별로 제공하는 꽃가루의 종류를 달리한다. 기상청에서는 꽃가루를 크게 참나무, 소나무, 잡초류로 구분하고 참나무와 소나무 꽃가루에 대한 지수를 4~5월, 잡초류 꽃가루에 대한 지수를 9~10월에 각각 제공한다.

이외에도 가을에 제공하는 생활기상정보로 식중독 지수, 체감온도, 대기확산지수, 천식·폐 질환 가능지수, 뇌졸중 가능지수, 피부질환 가능지수 등이 있다. 이러한 생활기상정보는 기상청 홈페이지 (www.kma.go.kr) 날씨> 생활과 산업> 생활기상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활기상정보는 날씨를 우리의 건강과 생활에 연관을 지어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상정보 서비스인 만큼 관심을 가지고 이용한다면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양진관 수도권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