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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으로 채워줘요/ 사랑의 배터리가 다됐나 봐요/ 사랑 없인 못살아 정말 나는 못살아…'는 사랑만 중요하다는 노래 같지만 배터리도 중요하다. 청소년 중독증이 심한 스마트 폰부터 배터리 없인 꺼진다. 그런데도 삼성은 스마트 폰의 여타 부품만 중요시하고 배터리 따위는 소수점 이하로 여겼던 건가. 그랬다가 배터리 폭발 노이로제에 걸린 게 뻔하다. 엊그제 일본 신문들은 '사무슨 스마호 갸라쿠시 노토7(삼성 스마트 폰 갤럭시 노트7)의 米國 機內持入(기내지입)이 금지됐다'고 보도했고 중국 언론도 'Note7 停産(생산정지)으로 95억 美元(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전했다. 기기(器機)를 움직이는 동력원이 배터리다. 배터리가 다 되면 시간(시계)부터 멈추고 배터리가 불량이면 전기자동차나 드론(무인기), 인공지능 로봇도 움직일 수 없다.

지구촌을 뒤덮은 게 삼성 광고판이다. 그런 세계 1등 기업이 폭발하지 않는 배터리, 한 번 충전으로 한두 달을 주물러도 다 닳지 않는 배터리를 개발할 순 없나. 그런다면 노벨상 0순위 감인데. 그런데 노래 가사 '사랑의 빳데리(밧데리)'는 일본식 발음이고 미국 발음은 '배러리', 영국식이 '배터리'다. 건전지 또는 축전지라고도 부르고 중국에선 '電池(띠엔츠)'라고도 한다. 프랑스어 '바트리(batterie)'가 뜻이 가장 여러 가지다. ①치고받는 싸움, 난투 ②치는 소리, 두들기는 북소리 ③현악기 퉁기는 소리, 오케스트라 타악기 ④군대의 포좌(砲座) 포열(砲列) 포대(砲臺), 포병중대 ⑤계책 방책 책략 등. 독일어 '바터리(Batterie)'엔 한 벌의 도구나 장치, 많은 병, 죽 늘어선 빈 병이라는 뜻도 있고…. 중국에선 야구를 '봉구(棒球)', 포수를 '접수(接手)'라고 하지만 야구의 투수와 포수가 배터리다. 일본에선 투수와 포수 얘기를 다룬 TV 드라마가 2008년(NHK)에도, 금년 7~9월(후지TV)에도 있었다.

만약에 충전할 때가 아니라 생이 땅 구멍 들여다보듯 들여다볼 때 스마트 폰이 폭발한다고 가정해 보라. 또는 새벽 면도할 때 면도기가 폭발해도 그건 공포의 극치다. '사랑의 빳데리'든 무슨 배터리든 폭발 없는 배터리, 오래 가는 배터리야말로 인류의 희망이자 급선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