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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피혁산업을 기술경쟁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주)와이엠테크(YM TECH) 오수영 대표가 직원과 함께 가죽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패션잡화·가구 가죽 원단 생산
아르마니·버버리 등 명품 납품
첨단 설비·연구 아낌없는 투자
설립 10년만에 매출 100억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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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90년대 들어 낮은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에 밀려 '세계 피혁산업의 공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변혁의 소용돌이에 대기업마저 속절없이 무너지며 업계는 사실상 초토화됐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피혁산업은 건재하다. 남은 기업은 뼈를 깎는 혁신으로 생존의 몸부림을 쳤다. 그 결과 국내 피혁산업은 현재 기술경쟁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양주시 광적면에 자리한 (주)와이엠테크(YM TECH·대표 오수영)도 그 중 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핸드백과 구두, 소파 등 패션잡화와 가구 제품에 쓰이는 가죽 원단을 생산하는 직원 35명의 기술기업이다.

이 회사 제품은 현재 '아르마니'와 '버버리' 등 글로벌 패션 기업에 납품되며 고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세계 최고명품이라 자부하는 이들 기업은 품질관리에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한다. 이러한 기업에 납품은 곧 품질 보증인 셈이다.

2003년 설립된 이 회사는 꾸준한 품질 개선으로 10년 만인 2013년 처음으로 100억 원 매출 벽을 넘은 뒤 매년 신기록을 달성하며 안정적 성장기반을 다지고 있다. 무엇보다 실질성장의 척도가 되는 영업 이익률도 2013년 2.8%에서 지난해 5.9%까지 끌어 올렸다.

이 회사가 기술기업으로 인정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섬유업종에서 25년 잔뼈가 굵은 오수영(53) 대표는 영원할 것 같던 거대 섬유기업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며 '기술개발만이 살 길'이란 각오로 회사를 설립했다.

오 대표는 "이탈리아에서 가죽산업이 오래도록 중심산업으로 버티는 것은 장인정신을 지켜온 수많은 중소기업 때문"이라며 "이는 우리가 꼭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의 품질이 최고의 영업'이란 신념으로 오 대표는 창업 후 줄곧 품질향상에 매진했다. 직원들에게는 '가죽 공업도 첨단 업종'이라는 점을 늘 강조한다.

같은 가죽이라도 가공기술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 회사 투자성향에서 잘 드러난다. 회사 투자의 가장 큰 부문은 생산설비와 연구개발이 차지한다. 조금이라도 나은 질의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서다.

구재호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북부지부장은 "와이엠테크는 아직 규모는 작지만 상당한 기술을 축적하고 있으며 투자를 계속 늘려가는 기업"이라며 "중진공은 생산설비 확충과 기술개발 지원 등으로 이 회사가 탄탄한 수출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