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자에 보면 "공자가 태산을 올라 천하가 작음을 알았다"는 글귀가 있다. 이 외에도 최근에 가서 태산 정상에 새겨져 있는 글귀를 보니 공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몇 가지 있다. 아마 공자가 제나라로 갈 기회가 있어서 그 노정에 태산에 올라갔을 것인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진다. 공자가 태산을 지나가는데 어느 여인이 무덤 앞에서 슬피 울고 있었다. 공자가 수레를 멈추고는 동행한 제자 중 자로에게 사연을 묻게 하였다. 여인은 "예전에 시아버님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고, 다음에는 남편이 물려 죽더니 이번에는 아들이 또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그런데도 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지 않았느냐고 묻자 여인이 "이곳에는 가혹한 정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였다. 이 이야기를 전하자 공자는 탄식하면서 말하였다. "잘 알아두어라, 백성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것을!" 이것이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사납다는 고사성어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의 유래이다. 이 얼마나 처절한 부르짖음인가. 호랑이 곁에선 살아도 너의 곁에선 살 수 없다는 이 울부짖음이!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