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比 지난 주말 전입인구 적어
"19~20일 운송문의 많아" 가능성


'오늘이 손 없는 날, 인천은 300만 명 넘는 날'. 인천시 인구 3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카운트 다운' 속도가 더뎌진 이유 중 하나가 우리나라 전래 풍습인 '손 없는 날'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8일 기준, 인천시 인구(주민등록인구와 등록 외국인 수)는 총 299만9천948명으로 300만명까지 52명이 모자라다. 애초 인천시는 이사하는 가구가 많은 주말 이후인 지난 17일이나 18일 인천 인구가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막판 인구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주말(15~16일)은 이사하는 가구가 많은 '손 없는 날'이 아니라 외지에서 인천으로 전입한 인구가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이사, 혼례, 개업 등 집안의 중요한 일정을 잡을 때 '액운'을 막는다는 의미로 '손 없는 날'을 택했다. '손'은 '손님'을 줄인 말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해코지하는 '잡귀'를 뜻한다. 과거 민간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 중 하나였던 '천연두'도 '손님마마'라고 불렸다.

예로부터 음력으로 '0'과 '9'가 들어가는 날짜를 손님(잡귀)이 없는 날로 여겨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이 이삿날로 잡는다. '손 없는 날'에는 이삿짐운송업체의 이사비용이 평소보다 10만~15만원이나 오를 정도다.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전통적으로 손님은 일상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잡스러운 귀신"이라며 "음력으로 '0'과 '9'가 있는 날은 손님이 하늘로 올라가는 날이라 해서 중요한 집안 행사를 이날로 정하는 풍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시가 인구 300만 명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이달 초부터 주말이 '손 없는 날'인지 아닌지에 따라 인구 증가 폭에 차이가 났다. 공교롭게도 올 10월은 양력과 음력 날짜가 일치하는데, '손 없는 날'(9~10일)이 낀 주말 사이에는 인천 인구가 212명 늘었다. 반면 '손 없는 날'이 아닌 지난 주말(15~16일) 사이엔 인구가 49명밖에 늘지 않았다.

인천 남구 소재 이삿짐운송업체인 천일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이달에는 9~10일과 19~20일이 '손 없는 날'이라 이사 문의가 20건 넘게 들어왔다"며 "지난 15~16일은 주말이었지만, '손 없는 날'이 아니라서 평일 '손 없는 날'보다도 문의가 적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손없는 날'인 19~20일에는 인구 300만 명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