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주민 참여 공동체 되살리는 공간
마을과 마을·사람과 사람 이어주는 소통의 터전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질문이 아닌데도, 선뜻 대답은 쉽지 않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이웃들에게 간단한 인사조차 선뜻 건네기 어려운 게 세상이다.
문제는 우리 아이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미래를 만들어 줄 아주 특별한 학교를 생각해냈다. 바로 올 11월 동탄2신도시에 문을 여는 '동탄중앙이음터'이다.
이음터는 아이와 어른 모두가 같이 다니는 마을 학교다. 학교 운동장은 옆에 있는 공원을 이용해 주민들이 함께 체육대회를 해도 될 정도로 넓다. 5층으로 지어진 복합문화공간은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돼 요새 말로 짱짱하다. 도서관, 어린이집, 대강당, 방음실, 동아리실, 조리실, 3D프린터실, 카페, 옥상정원도 준비됐다. 기획 단계부터 고안된 안전시스템은 아이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 배우고 가르치기만 하던 학교가 공동체의 생각과 정을 나누고, 온 마을의 미래가 자라나고 키워내는 곳으로 외연이 확장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데도 몇몇 사람들은 커다란 문화센터나 단순히 학교 개방 정도를 떠올리며 미덥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평생학습 프로그램 몇 개 돌리고, 시설 나눠쓰자고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든 이음터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음터는 철저히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한 공간이다. 그래서 운영도 학생부터 학부모, 교사, 마을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운영위원회가 담당한다.
이음터에서 아이들은 더 이상 내 관심 밖의 남의 자식이 아니다. 이음터에서 어른들은 '아재'나 '꼰대'가 아니다. 선배이고 선생님이다. 이음터는 말 그대로 마을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곳이다.
다 함께 배움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공유하고 서로를 성장시키고 소통할 수 있게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을 찾아 기획한다. 어른들은 아이들과 이웃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나눈다. 마을 장터도, 사회적 협동조합도 여기에서 만들어진다.
우리의 이음터에는 '망하기 위해' 모이는 협동조합도 생길 예정이다. 단 한 푼을 못 벌고 망하는 일일지라도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기획·판매를 해보자는 거다. 아이들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스스로 배울 것이다. 마을이 다시 살아 숨 쉬고, 잊혔던 공동체가 여기에서 움트고 자라고 꽃을 피울 것이다.
동탄중앙이음터는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화성시 전역에 2022년까지 이음터 20곳을 세우고 마을과 마을, 사람이 이어진 거대한 공동체로 만들 것이다.
자, 우리 함께 학교를 다녀보자. 화성의 특별한 학교, 온 마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우리 아이의 꿈과 우리의 미래가 함께 클 수 있는 곳, 이음터에 같이 다녀보자! 어깨를 짓누를 정도로 무거웠던 책가방은 내려놓고, 오늘은 뭘 할까? 뭘 같이 해볼까? 하는 열정만 있으면 된다. 언제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채인석 화성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