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거주 광명으로 꾸며
불법 들통나자 자진 탈퇴
이사회 허술한 검증 절차
늑장 징계 비난 목소리도

광명농협의 한 간부직원이 허위서류를 꾸며 조합원으로 가입했다가 들통나자 스스로 조합원을 탈퇴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24일 광명농협과 조합원 등에 따르면 조합원 가입을 위해서는 광명에 주소를 두어야 하고, 광명 또는 다른 지역에서 1천㎡ 이상의 농지 경작(경영) 등의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광명농협 A 지점장은 지난 8월 광명농협에 조합원 가입 신청서와 함께 광명에서 지난 2015년 12월부터 살고 있고, 이천시에서 인삼밭을 경작하고 있다는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그러나 농협은 이천시를 방문, A 지점장이 이곳에서 인삼을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으나 광명에 주소를 두고 살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농협은 A 지점장이 조합원 가입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해 지난 8월 24일 이사회에 상정했고, 이사회가 이날 A 지점장을 심사 통과시킴으로써 조합원으로 가입됐다.

그러나 며칠 뒤에 이사 중 한 명이 A 지점장이 군포시에 살고 있으면서 광명에 위장 전입한 서류를 제출했다고 농협 측에 주장, 사실로 확인되자 A 지점장은 곧바로 조합원을 탈퇴했다. A 지점장은 "다양한 혜택이 있어서 위장 전입해 조합원 가입을 신청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자격요건도 갖추지 않은 간부직원이 허위서류를 꾸며 조합원 자격을 신청한 것과 이 허위서류를 믿고 조합원으로 가입시킨 이사회 모두가 한심하다"며 "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2개월째 징계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농협도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광명/이귀덕기자 lk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