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G물류센터 붕괴사고는 시공지침서도 없이 막무가내식 공사를 강행한 시공사와 하청업체, 감리단의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사고현장을 검증한 박홍근(서울대 건축구조공학)교수는 소견서에서 “보와 기둥 콘크리트구조물(PC)접합부에 콘크리트를 바르지 않고 2, 3층 슬래브PC를 시공해 접합부 수직방향 철근에 과도한 압축력이 작용, 철근이 휘며 기둥이 기울어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PC가 설계도면과 다르게 조립된 점도 확인, 공사관계자 12명(법인 1곳포함)을 모두 사법처리했다.

　▲시공사 및 PC시공업체=G물류센터 PC시공은 시공사인 G건설이 S건설에 하청을 주고 S건설은 S사에, S사는 다시 K기업으로 하청을 주는 등 다단계 하도급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G물류센터의 설계도면과 시방서상 기둥위의 보 걸침길이가 10㎝ 이상으로 돼 있으나 시공을 맡은 K기업은 5∼6㎝정도로 짧게 조립했고 이 과정에서 보수·교체시공 지시는 이뤄질 수 없었다.
　K기업은 또 시공지침서도 없이 PC를 조립했고 기둥과 보 접합부를 콘크리트 타설로 고정하지 않은 채 슬래브를 조립했다.

　특히 시공계획서에는 '슬래브조립과 하부 동시 작업금지' 조항이 있었지만 업체들은 3층 슬래브 공사가 채 끝나지 않았는데도 공사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며 인부들이 1∼3층 바닥에서 공사를 하도록 했다.
　S건설과 S사는 공사현장에 상주 건설기술자조차 배치하지 않았다.

　▲감리단 및 기타업체=사고가 난 현장은 국내 PC시공 기술을 갖고 있는 S건설의 국내 최초 PC공법을 도입해 공사중이었다. 그러나 감리업체인 C건축은 새로운 공법에 적합한 시공지침서를 제출받지 않는 등 감리를 허술히 했다.

　사고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과 전기, 미장 공사를 한 업체들은 'PC공법은 안전해 붕괴될 위험이 없다'고 판단, 3층 슬래브공사가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1∼3층에 인부들을 투입, 피해를 키웠다.
　결국 이같은 부실시공으로 무게 60ｔ의 3층 슬래브 PC가 무너지며 인부 9명이 목숨을 잃고 5명이 중상을 입는 후진국형 안전사고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