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정주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건립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외국인전용임대주택이 공실로 방치되고, 결국 위법성이 있는 매각까지 추진(경인일보 10월 26일자 1면 보도)되는 원인으로 외국인 선호도·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공급, 비싼 가격 등이 꼽힌다.

인천도시공사에 따르면 외국인전용임대주택이 모두 공실인 인천 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는 전체 119세대가 전용면적 105㎡으로 대형평형으로만 구성돼 있다. 임대료는 보증금 4천만~1억2천만원에 월세 140만~106만7천원 수준이다.

인근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의 경우 전용면적 115㎡가 보증금 3천만원, 월세 14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외국인임대아파트가 민간 아파트보다 비싼 것이다. 웰카운티 3단지 외국인전용임대주택도 전용면적 101㎡, 118㎡의 중·대형 2가지 타입만 매물로 남아 있어 외국인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외국인 임대주택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아파트와 같이 임대기간 10년, 임대차계약기간 2년 조건을 적용해 단기 체류 외국인이 거주하기 어렵다.

제대로 된 수요 조사 없이 획일적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 지구 내 일정 비율을 외국인임대주택 물량으로 배정한 것도 임대주택 대부분이 공실로 남은 이유로 분석된다. 이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청라국제도시와 영종지구에 외국인임대주택 물량을 특정 용지에 몰아넣었고, 해당 용지 공급 자체를 후순위로 미뤄놨다.

영종지구 내에서는 공동주택용지 A61블록에 외국인임대주택 물량 602세대 모두를 배정했다. 청라국제도시에서는 외국인임대주택 물량 전체 476세대를 A3(213), A4(263) 2개 블록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LH 관계자는 "수요가 없어서 외국인임대용지의 경우 공급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전용임대주택 공급 물량이 있는지도 외국인들은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시공사는 지난 2010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외국인전용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한국어로만 하고 있다.

송도에 외국인전용임대주택 89세대를 보유하고 있는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도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한국어로 했다. 외국인이 한국어 공고에 나와 있는 복잡한 신청자격을 확인하고, 구비서류를 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