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판교개발지구내 미이주가옥에 대한 2차 행정대집행이 진행된 2일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현장으로 한국토지공사에 의해 동원된 노숙자 등 철거반원들이 투입되고 있다. /임열수기자·pplys@kyeongin.com
　판교택지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토지공사가 노숙자들을 동원한 철거반을 편성, 강제철거에 나서 공권력을 사칭한 인권유린 행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노숙자들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일당 대신 식사와 술, 담배 등을 제공한다고 유인하는 등 인권사각지대에 있는 노숙자들을 두번 울리는 인권침해 행위까지 자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2일 실시된 판교개발지구내 미이주가옥에 대한 2차 철거(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지역에 투입된 철거반원 230여명 중 120여명이 서울역과 영등포역의 노숙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노숙자들 상당수는 일당 대신 철거가 끝날때까지 식사와 술, 담배 등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숙자 김모(44)씨는 “새벽에 서울역에서 숙식과 술·담배를 제공한다는 말에 무작정 따라나섰다”며 “일당은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노숙자 30여명을 동원한 한 조장도 “새벽에 서울역과 영등포역에서 노숙자들을 모집해 (철거)현장에 도착했다”며 노숙자들이 동원된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통상 철거반원은 인력업체 등을 통해 일당을 주고 모집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날 행정대집행 현장에는 노숙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악용해 숙식제공 등의 얄팍한 미끼로 이들을 동원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철거과정에서 발생될 지 모르는 철거민 부상 등 불상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노숙자들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노숙자들 대부분이 신원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철거민들이 다칠 경우 가해자를 찾기조차 힘들어 사고가 나도 정확한 책임소재를 가리기가 어렵다는 게 용역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토공 관계자는 “철거반원 모집 등은 용역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반원들의 신분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노숙자들이 동원된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삼평동, 백현동, 운중동 등 3개동 잔류가옥 520동 가운데 145개동에 대한 강제철거로 곳곳에서 철거민과 철거반원간의 몸싸움 과정에서 철거민 한명이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특히 철거에 앞서 판교주민총연합회 회장 최모(51)씨와 한모(52)씨는 오전 8시30분께부터 판교IC앞 사거리에서 자신이 몰던 방송차량에 불을 질러 차량 운전석을 태워 경찰에 연행됐다.
　=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