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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성 발굴 모습. /문화재청 제공

인천 계양산 일대에서 발굴돼 조사 중인 계양산성이 한성백제의 해양방어용 성곽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몽룡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 28일 오전 계양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인천 계양산성의 역사적 가치와 활용방안'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세미나에서 이 같은 주장을 했다.

최 교수는 이날 '인천 계양산성과 역사적 맥락'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계양산성은 (백제의 왕) 근초고왕 때인 서기 371~392년 사이 한성백제가 서해 연안을 지키기 위해 쌓은 석성(石城)"이라고 주장했다.

한성백제는 백제가 웅진(충청남도 공주의 옛 이름)으로 도읍을 옮기기 전 한강 이남에서 수도를 두고 활동하던 시기의 백제를 말한다.

그는 "계양산성의 동문지 주변 집수지(저수조)가 발굴됐고, 이곳에서 전형적인 한성백제 토기인 원저단경호(圓低短頸壺)을 비롯해 각종 유물이 출토됐다"며 "계양산성을 비롯해 경기도에서 발견되는 삼국시대 유적들은 백제와 고구려, 신라사의 균형 있는 연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의 이 주장은 학계가 계양산성의 축조 시기를 삼국시대로 추정하던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간 해석으로, 계양산성에 대한 연구와 학술조사에 시사점으로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우웅 명지대학교 한국전축문화연구소 부소장은 '계양산성의 정비 복원 및 활용방안 연구'를 통해 8차에 걸친 시·발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보존과 활용 방안을 제안했다.

김 부소장은 "계양산성의 발굴조사는 건물지 등이 확인된 곳을 우선 실시하고, 성곽선 확인, 성곽시설물(문지, 장대, 치성 등)에 대한 조사, 성내 시설물 조사 등을 단계별과 연차 계획을 세워 실시해야 한다"며 "문화재 보존·관리와 활용은 원형유지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학술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유적의 가치를 규명해 그 유적의 가치를 살리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 최근 북한에서 이룩된 고구려성 조사성과에 대해(정경일 중국 연변대학교 교수) ▲ 중국에 있는 고구려산성의 발굴 현황과 몇 가지 지견(백종오 한국교통대학교 박물관장) ▲ 일본의 고대 성곽과 계양산성의 비교·검토(무카이 카즈오(向井一雄) 일본 고대산성연구회 대표) 등의 연구 성과 발표와 전문가 패널의 토론도 이어졌다.

계양산성과 관련 문화재청은 지난 8월 인천시와 계양구로부터 계양산성의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지정 신청서를 제출받아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편 계양산성(둘레 1천180m, 높이 7m, 면적 6만2천862㎡)은 조선시대 문헌 '증보문헌비고', '대동지지'에 삼국시대로 축조된 것으로 기록돼 있는 인천의 대표적인 성곽유적이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