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은 잡지 못하고 '풍년과 쌀소비 감소'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정부에 농민들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전국 농민들은 5만원(벼 40㎏) 가까이하던 쌀값이 이제는 3만3천원까지 떨어져 24년 전 수매가격과 똑같아졌다며 정부의 안이한 쌀 정책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여주시농민회(회장·이국순)는 31일 여주시청 앞에서 '백남기 농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쌀값 대폭락 박근혜 정부 규탄' 기자 회견을 갖고 항의하는 뜻으로 조곡 23t을 시청에 야적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여주시농민회는 트럭 10여 대에 1t 자루에 담은 조곡 23개를 나눠 싣고 터미널에서 여주시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기자회견 후 시청광장에 야적했다.
회견에서 농민들은 "도대체 쌀값을 얼마나 내려야 하나"라며 "농민의 삶, 국가의 식량 자급, 농촌 경제 유지 등 논의될 것이 많지만 정부는 무분별한 쌀 수입과 넘쳐나는 재고미 관리에 무능함만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정부는 아무런 대책 없이 '풍년과 소비감소가 원인'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쌀값 포기와 폭락 책임을 풍년과 국민에게 떠넘기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에 여주시농민회는 ▲밥쌀용 쌀 수입 중단과 재고미 대북지원 ▲백남기 농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양곡수급조절위원회 설치와 쌀생산조정제 실시 등 쌀값과 농민의 삶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원경희 시장은 "농민들이 땀 흘려 생산한 여주 쌀을 야적한다니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며 "여주 쌀만큼은 시와 농민, 농협이 함께해 대한민국 최고의 쌀로 전량 판매하겠다. 농민 시름을 없애도록 지자체가 앞장서겠다"고 농민들을 위로했다.
한편 여주시 농협조합 공동사업법인은 지난 27일 통합RPC운영위원회를 열어 2016년산 추청벼 수매가를 6만1천원(벼 40㎏·재현율 83% 이상)으로 결정해 지난해 6만4천원보다 3천원 인하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