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창시절에 TV의 유해성을 설명하려고 한 번쯤은 인용됐음 직한 문구인데 요즘엔 스마트폰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은 더는 통신기기가 아니다. 스마트폰 없이는 이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사회 성원으로 승인받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시민권이 되었다.
"내 손안에 스마트폰이 없다면…" 가정이 용납 안 되는 세상이지만 고개를 숙인 채 '까똑 까똑' 하다 예고없이 닥치는 교통사고로 목숨마저 잃을 수 있으니 경각심이 필요하다.
교통 사망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차 대 사람(보행자 사고)이 59%로 다른 종류의 사고보다 월등히 높다.
필자는 새로운 원인이 되고 있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최근까지 전 세계적으로 증강현실(AR)을 이용해서 포켓몬을 잡는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포켓몬 게임을 하느라 스마트폰만 바라보며 걷다 보니 사고가 줄을 잇는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안전사고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소위 '도로 위의 좀비, 스몸비(Smombie)'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필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스마트폰 사용은 아니지만, 날씨가 추운 퇴근길이었다. 몸을 잔뜩 웅크리고 후드 티셔츠 모자를 깊숙이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다가오는 자전거를 보지 못해 충돌한 적이 있다.
자전거 운전자를 심하게 몰아세웠지만 모자에 가려 측면을 주의하지 못한 탓도 크다. 하물며, 스마트폰을 보며 걸을 때는 평소 시야 각도가 약 120도에서 10도 정도로 줄어들어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시작되었다. 독일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10대 소녀가 희생된 사고를 계기로 올해 초 바닥 신호등을 설치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주의표지 설치 작업만으로는 안전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 차라리 통신사업자들이 걸어가는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를 감지해 경고 화면을 표시하고 사용을 막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은 어떨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 스스로 스마트폰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을 의무로 여겨야 한다.
/윤성근 동두천경찰서 경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