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노인요양병원의 화재 안전관리는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요양병원 화재는 초기진화 대응도 중요하지만 요양병원 특성상 화재예방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2014년 5월 28일 새벽에 발생한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고는 2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한 대형재난사고였다.
당시 30분만에 화재가 진압됐음에도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는 요양병원 특성상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가 대부분이고 침대매트리스 등 유독가스가 발생하는 가구가 많은 점과 심야시간대 병원 당직자 3명만이 근무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대형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었고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요양병원 운영자 및 종사자의 안전의식이 대형재난을 막는 키워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화재 초기 발견자는 요양병원 관계자들이고 초기대응 또한 관계자들이 해야 하기 때문에 화재진압 및 인명대피 활동에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초기대응 실패는 대량의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피난층에 배치하고 야간당직자를 늘리고 남성 직원을 배치하는 등의 실질적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모든 당직자는 소화기 및 옥내소화전 사용법과 인명대피 계획을 완전히 숙지해야 한다. 사람이 패닉에 빠지면 잘 아는 것도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재 시 "119 전화번호가 뭐야?"라고 묻는 경우도 있다.
매번 반복되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응방안을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교육훈련 또는 각종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인지하지만 실천하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또한 신속한 출동과 대응을 위해 지역 의용소방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요양병원은 시내보다는 외지에 위치하여 119안전센터와 원거리에 위치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양병원별 지역 의용소방대원을 지정하여 운영하면 유사시 신속한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
노인요양병원 현황관리 또한 중요하며 유관기관 합동점검 등도 정례화해야 할 것이다.
이에 양평소방서에서는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주요 요양병원 37곳을 대상으로 매주 1개소씩 대피에 중점을 둔 합동 소방훈련과 관계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훈련 시 도출된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으며, 그 외 159곳에 대해서는 주 1회 이상 순찰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에 노인요양병원은 1천410여 곳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소방기관과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제는 노인요양병원 안전을 위해 유관기관 뿐만 아니라 병원 관계자들도 중요한 소방안전관리방안의 한 축이 돼야 할 것이다.
/신민철 양평 소방서장